요상스런 이름의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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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람미 2009-11-30 , 조회 (856) , 추천 (0) , 스크랩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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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상스런 이름의 꽃

 

        며느리배꼽과 며느리밑씻개

 

며느리배꼽.

 

“집안이 편하려면 며느리를 잘 들여야 해!”

 

간혹 남의 집 며느리를 욕하는 사람들을 봅니다. 그러면서 덧붙이는 말. “우리 며느리? 우리 며느리는 달라.”

 

자기 며느리 자랑하기 위해 다른 며느리 흉을 잠시 본 게지요.

이렇게 며느리 자랑하는  시어머니들을 많이 만납니다.

이는 세태가 바뀌어 며느리 위상(?)이 높아진 측면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 잘하는 며느리들이 많지요.

 

이런 세상에 ‘며느리배꼽’이라니….

무슨 이런 요상한 이름이 있을까? 싶습니다.

사실 ‘며느리’자(字)가 붙은 야생화는 더러 있습니다.

며느리배꼽 외에도 며느리밑씻개, 며느리밥풀, 며느리주머니(금낭화)….

 

 

‘며느리배꼽’, 옛날에는 며느리가 제일 만만했다?

 

며느리배꼽은

 “턱잎이 둥근 배꼽 모양”이라 하여 지은 이름입니다.

많고 많은 배꼽 중, 왜 하필 ‘며느리’를 갖다 붙였을까?

반문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대체로 옛날에는

며느리가 제일 만만했다(?)는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또 여권(女權)이 신장된 요즘에는 조만간 “‘며느리배꼽’에서 ‘

사위배꼽’으로 바뀔 것이다” 예측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다양한 생각과 다양한 의견들이 만들어지기 때문이겠지요.

다양성의 사회임을 실감합니다.

 

며느리배꼽은 우리네의 산천에 피어나는

덩굴성 한해살이 야생화입니다.

아마, 시골에서 자란 사람은 며느리배꼽을 보면

이름은 몰라도 ‘아~ 이거, 봤다 봐!’하고 무릎을 칠 것입니다.

 

잎은 어긋난 삼각형으로 줄기에 가시가 나 있습니다.

열매는 동그란 연두색에서 청색으로,

그리고 보랏빛으로 익어갑니다.

열매를 보면 “아이를 잉태한 산모”를 연상하는 분도 계십니다.

 

하여, 며느리배꼽으로 부르지 않았을까, 생각하기도 합니다.

이 해석이 맞지 않을까 싶네요.

 

며느리배꼽 잎과 줄기. 잎이 삼각형인데 약간 둥그스름 합니다.

며느리밑씻개 잎과 줄기. 잎이 뽀쪽한 삼각형 모양입니다.

 

얼씨구, 뒤 닦을 거 좀 가져다주십사~

 

이와 비슷한 종류가 며느리밑씻개입니다.

가지와 잎줄기를 놓고 비교하면 구분이 힘들지요.

 

꽃으로 피는 건 밑씻개,

열매로 맺히는 건 배꼽으로 생각하면 무난할 것입니다.

 

며느리밑씻개는

하필 이런 요상한 이름을 갖게 됐을까? 의아해 하신 분들이 많습니다.

 

그것은 전설 때문인 듯합니다.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는 다양합니다.

그 중 하나를 소개하겠습니다.

나름, 각색한 전설 한 번 들어 보실래요?

 

옛날 아주 옛날,

화장지 대신 지푸라기나 나뭇잎,

옥수수 깡과 새끼줄로 뒤처리를 하던 시절,

고부 간 사이가 좋지 않은 어느 집이었습니다요.

하루는 배탈 난 며느리가 급히 가느라

밑 닦을 준비하지 못하고 가지 않았겠습니까!

 

이 며느리 일을 보다가

이리저리 둘러봐도 밑 닦을 것이 없는 거라.

다른 대는 볏짚, 나뭇잎 등이 많기도 하드만,

개똥도 쓸라면 없다고 이날은 그것마저 없는 거라.

아무리 자기 똥이라지만 그렇다고 손으로 닦을 수도 없고.

난감하던 차에 시어머니가 뒷간 앞을 지나가는 거라!

 

하는 수 없이 떨어지지 않는 입을 열고 얼씨구 시어머니께,

“뒤 닦을 거 좀 가져다주십사” 부탁을 드렸겠다.

 

평소에도 일은 안하고 뒷간만 들락거려

밉상 박힌 며느리가 뒷간에 앉아,

턱하니 시어미한테 밑 닦을 걸 달라?

이에 심통이 발동한 시어머니,

 텃밭 가에 자라는 잔가시 박힌 풀을 뜯어 안으로 들이밀었겠다!

 

며느리가 고마움에 냉큼 받아들고 밑을 닦는데

 “아이고, 나 죽겠다.

아이구 엄니~” 소리가 절로 나올 만큼 아프네.

“요것이 뭣이다냐?” 하고 쳐다보니,

가시 박힌 풀인 거라! 그리하여,

이 풀을 ‘며느리밑씻개’라 불렀다고 합니다요.

 

며느리밑씻개 꽃. 꽃 뒤로 곤충의 짝짓기 모습이 흐릿하게 보입니다.

그 곤충의 짝짓기 장면입니다.

 

며느리의 정갈한 마음이 담긴 듯한 ‘며느리밑씻개’
 
며느리밑씻개를 보면 슬퍼 보일 따름입니다.

아마, 이 며느리는 아들을 못 낳았나 봅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렇게 미워할 수가 있을까요?

아니면, 며느리에게 아들을 빼앗겼다는 질투(?)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선지, 며느리밑씻개 꽃은

하얀색과 어우러진 연분홍이 며느리들의 고생을 떠올릴 만치

가녀리고 부드럽게 느껴집니다.

특히 어려웠던 시집살이를 견뎌낸 며느리의

고고하고 정갈한 마음이 담겨있는 듯합니다.

 

시어머니의 질투가 담긴 며느리밑씻개와

태아를 잉태한 산모의 모습을 연상시키는 며느리배꼽은

지금 우리네 산야에 지천으로 피었습니다.

며느리배꼽과 며느리밑씻개를 보고

우리 집 며느리를 생각하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아니면, 주말 아이들과 야생화 나들이에 나서 보는 것도 좋겠지요.

 

며느리밑씻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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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람미
답글
까페가 너무 자고있는것 같아 꽃사진 모음방에 자주올립니다.
진주
답글
그렇지않아도 술람미 님이 등장하자 여기저기서 잠깨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답니다.
샛별
답글
절대로 안잊어 먹을 이름이네요...저도 퍼다가 날라야겠다고 맘만 먹었지 실천을 못했네요^^
진주
답글
그런데 맨 아래 이미지는 아무리 봐도 고마리 같아요. ^*^
술람미
답글
그런가요? 나야뭘모르니까 있는데로 올렸는데, 이 사진을 찍은사람이 잘 모를수도 있다는 생각이....
샛별
답글
진주 자매님 예리하시네요 저는 똑같이 봤었는데 자세히 보니 좀 다른것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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