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양
글/생명강가(2008.3.27)
목초지 오가던 길
험한 바위 언덕 넘어
목마르고 지칠 때에
젖으로 축여 주며
힘차게 잰걸음 치던
그 모습 선히 보았거늘
맑은 눈망울만 깜박이네요.
양 무리 중 으뜸이면
선택된다 하던가요?
술렁임과 고함 속에
올가미에 목 내밀고
들레임도 없는 것이
그새 바보 되었나요?
맑은 눈망울만 깜박이네요.
제사장인지 군병인지
하얀 털도 값이라고
심지 뽑는 눈길마다
허욕으로 가득 차고
기계자국도 흉측하게
무정히도 벗기었건만
맑은 눈망울만 깜박이네요.
오 주 예수여!
누가 당신 사랑해서
목욕 시켜 주리이까?
돌부리 오르던 그 발굽
놋 가마솥 옆에 두고
왜 누워만 있나요?
맑은 눈망울만 깜박이네요.
제사장인지 죄인인지
심장위에 도마칼 놓고
비웃던 욕 들었나요?
유월절 어린양 예수
깨끗한 피 받자고
율법 같은 철수세미
피멍자국만 가득 하여라!
오 주 예수여!
누가 당신 사랑해서
쓴 포도주 붓던가요?
심장 피 튀여 올라
그 몸 다 적실동안
야윈 얼굴 신음 속에
우리 얼굴도 보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