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동거
글/생명강가(2009.6.11)
어둠 가운데 있을 때
나의 허물을 보지 못하고
자신이 최고인 줄 알았습니다.
한 줄기의 빛이 비취니
나는 더러움과 허물을 깨닫고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나는 빛을 마음에 두고
신비한 빛을 어슴푸레 감상하며
동거하기 시작했습니다.
다시 큰 빛으로 비쳐오니
내 안에 있던 온갖 어두움이
그림자 되어 나타났습니다.
그림자도 빛의 반대편에서
나에게 세상의 쾌락을 부추기며
여전히 나와 동거합니다.
해보다도 밝은 빛이 임하니
그림자도 군대처럼 강하게 맞서오니
나는 어찌할 바를 몰랐습니다.
나는 타오르는 불 가운데
자신을 던지므로 결국 재가 되었고
그림자도 사라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