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오후 큰맘 먹고 고향 땅 구례로 향했습니다.
이번 방문은 분주한 명절기간을 피해
막내 동생네를 비롯 몇 군데 방문할 곳이 있습니다.
즉, 곡성과 순천교회에서 2월 중 구례방문을 앞두고 예비 방문인 셈입니다.
또 한 번 폭설이 내려 순백으로 뒤덮인 영광을 뒤로하고
나는 두툼한 잠바에 간편한 등산화 차림으로
광주 가는 직행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
광주 시외버스 터미널에 오니 금호고속 직원들이 파업을 한다고 해서
오후 5시 25분 구례행 직행버스가 정시에 떠날 수 있으련지 조마조마했습니다.
그러나 예비 기사님 버스가 나를 구례까지 데려다 줬을 때는 이미 어둠이 깔렸습니다.
큰아빠가 오면 같이 저녁먹겠다고 기다리던 조카들이
식사하고 나서 창세기 회복 이야기성경을 함께 읽고 나누었습니다.
좌측부터 고2 아들, 중1 딸, 중3 딸, 고3 딸,
이제는 컸다고 큰아빠를 전과 같이 대하지 않고 수줍어합니다.
이제 중학교에 올라가는 영주만 큰아빠를 좋다고 표현하면서
5학년 수련회때 방언을 받았다가 기도생활을 등한히 했더니 소멸되었는데
이번 겨울 수련회 때 다시 회복되었다는 둥 많은 이야기를 들려 줍니다.
오른쪽의 영은이는 이번에 방언을 받았다고 좋아하고
흰옷 입은 세째 영채는 방언을 못 받았다고 삐침 중이랍니다.
큰아빠가 방언 분별해 주겠다고 해 보라고 하니 용만이(아들)는 도망가 버립니다.
큰아이 영주는 새벽 4시 50분에 새벽기도회 나가고
나는 혼자 기도하고 말씀보다가 아침 산책을 나왔습니다.
나 어릴적 중학교까지 다녔던 동네입니다.(중간쯤 우리 집^^)
바로 집 앞이 5일 시장이고 나는 장똘뱅이로 컸습니다.
전에는 양철지붕에다 판자 집들이 어릴적 놀이터였는데 몇 년 전에
군에서 고전적인 기와 한옥으로 모두 바꾸었습니다.(시장은 시장다워야 좋은데..)
드디어 멀리 동쪽 산 등성이에서 아침해가 떠 올랐고
아침 산책로는 생각보다 날씨가 추웠습니다.
어릴 적 멱감던 서시천은 나와 우리 구례사람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추억입니다.
서시천 변에는 어릴적 없던 공원들이 잘 정돈되어 조성되었고
멀리보이는 지리산 노고단은 나에게 미지의 세계에 대한 꿈이었습니다.
그곳의 잔설은 항시 늦은 봄까지 하얗게 남아 있었으며
중학교를 졸업할 당시 친구들과 처음으로 그곳에 올라보고서야 어른이 되었다는 느낌입니다.
체육공원을 몇 바퀴 돌면서 나는 구례 땅을 위해 기도하며
나는 이번 고향방문을 참 잘왔다는 평안함이 있었습니다.
그동안 회복 안에 있으면서 20여년 간 얼마나 무언으로 기도했었던가?
마침 아침 먹이를 찾아나선 두루미와 꿩 한 마리가
저쪽 강 건너편으로 날아가면서 옛 추억이 새록새록합니다.
예전엔 저 냇가 주변에 자갈과 기암괴석들, 천연 모래밭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그런데 이게 뭡니까? 이런 단조로운 하천은 평야지대서나 볼 수 있는 것이 아닌가요?
나는 환경 운동가는 아니지만 구례의 하천은 구례다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많던 크고 작은 돌들은 다 어디로 가져 가 버렸습니까?
그것이 잘한 것인지 하천 정비사업인가 무엇을 하고 나서는
예전에 다이빙하며 놀았던 곳은 찾아볼 수도 없습니다.
거기서 들꽃을 꺾어 자전거에 장식하고 여자친구에게 잘보이려고 했던 추억이
마치 엊그제 같은데..
그 수많은 바위들 중 여기 몇 개는 남아있었네요..
멱감고 옷가지는 바위 위에 대충 말려입었던 기억이 납니다.
특히 겨울철 롱스케이트를 타고 얼음이 녹아 고무줄처럼 늘어질 때까지
마지막까지 호기를 부리다 얼음이 깨지면 온통 옷을 다 젖게 됩니다.
뚝방의 나무는 원래 없었는데 언젠가 군에서 식수를 해서
잘 꾸며 놓았다 했더니 어느새 많이 자랐습니다.
봄에 오면 여기서부터 섬진강 줄기로 벗꽃이 만발하게 됩니다.
구례터미널 내부 사진이지만 그 모습 올려 봅니다.
4월 초순경 섬진강 벗꽃길따라 화개장터까지 내려가면
어느덧 우리의 마음도 분홍빛으로 변해있습니다.
이것은 지리산 반야봉에서 보는 낙조의 모습입니다.
올라갈 때가 있는가 하면 내려갈 때도 있는 것이고,
떠오를 때가 있으면 떨어질 때도 있는 것을 깨닫게 합니다.
이곳은 노고단에서 보는 운해의 모습입니다.
마치 산 봉우리가 섬들처럼 구름 위에 떠 있는 모습이
하늘아래 사는 우리로 하여금 크신 하나님 앞에 더욱 겸손하게 합니다.
지금쯤 오르면 볼 수 있는 지리산의 설경들입니다.
보통 해발 1500미터가 넘는 지리산 봉우리들 중에 가장 높은 천왕봉은
해발 1915미터로 남한에서는 제주도의 한라산 빼고는
가장 높은 봉우리입니다.
보통 2박 3일을 예정하고 구례에서부터 등산을 시작하게 되면
지리산을 종단할 수 있으나 특히 겨울철에는 날씨 변화를 주의하여 등반해야 하고
산행은 고산지대로 갈수록 비교적 완만한 편이지만
노고단과 세석평전에 있는 산장을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구례는 높은 산이 많아 관광지마다 사찰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곳은 섬진강을 내려다보는 오산의 사성암이라는 곳인데
산세가 가파른 곳이어서 요즘은 행글라이더 붐이 일고 있는 곳입니다.
여기는 천년의 고찰 화엄사 전경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2층 목조건물(대웅전)을 비롯 국보와 보물이
수두룩한 곳입니다.(물론 진짜 보물들은 다른 곳에 있지만요*^^*)
이곳은 산동의 산수유 꽃이 반발한 모습입니다.
산수유는 한약재로 쓰이는 손톱만한 빨간 열매를 맺는데
보통 4월 말경에 오시면 구경하실 수 있습니다.
구례는 솔직히 어디를 가나 산과 강이 어우러져
전국 어디를 가 보아도 바다 말고는 빠질 것이 없을 정도로
그야말로 산 좋고 물 좋은 청정지역입니다.
이곳은 쌍계사 계곡의 단풍 모습입니다.
유난히 이곳의 단풍이 붉은 이유는 6.25때 빨치산 활동이 심했던 곳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피흘리고 죽어나간 곳이어서 그렇다고 합니다.
해질녘 섬진강 청류의 모습입니다.
섬진강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청정지역으로 은어가 많이 살고 있으며
하류로 내려갈수록 맑은 모래에 재첩이 많이 납니다.
재첩국수, 재첩 비빔밥 먹으러 오세요~~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