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된 회개
글/생명강가(2007.12.13)
성경을 읽다보면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많습니다. 마태복음 1장 그리스도 계보에서는
아브라함과 사라와 같이 정상적인 관계의 족보는
‘아브라함이 사라에게서 이삭을 낳고’라고 기록하지 않고
다윗과 밧세바의 관계처럼 비정상적인 관계에서는
‘다윗이 우리야의 아내였던 여자에게서 솔로몬을 낳고’라고
하면서 비교적 자세히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성경을 기록하게 하신 하나님의 목적은
인간의 죄악을 드러내므로 인류를 구원코자 하는 그분의
하늘에서의 사역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그분은 애써 감추고 싶어 하는 죄인들의 수치를
일부러 들추어냄으로 사람의 전 인격까지 구원코자 하시는
하나님의 경륜을 수행하신 듯합니다.
누가복음 14장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을 찾아나서는 목자는
회개할 것 없는 의인 아흔아홉보다 회개하는 죄인 한 사람을
하늘에서는 더 기뻐한다는 것도 같은 의미일 것입니다.
잃어버렸다가 찾은 한 드라크마나 돌아온 탕자 이야기도
같은 선상에서 이해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제가 스므살 되던 해에 공군 하사관으로 지원 입대하여
수원 비행장으로 자대배치를 받고서 생활하던 때입니다.
그 당시 9급 공무원의 수준인 6~7만원의 급여를 받았는데
그 중에서 매 달 5만원을 부모님께 송금해 드리는
동네에서 소문난 효자이기도 했습니다.^^
그때 나는 주님을 영접하고 구원 받지 못했지만
크리스마스를 즐기는 기독교 생활은 하던 때였습니다.
그 때도 요즘처럼 연말이 다가오고 있었는데..
공군 비행장내 우체국에서 집으로 송금을 하던 중
우체국 직원 아가씨가 넘치는 우편물과 업무량으로 인하여
나에게 송금 영수증을 내 주고 돈을 받을 겨를도 없이
앞뒤로 오가며 정신이 없었습니다.
나는 그 직원에게 줘야할 5만원을 슬그머니
바지주머니에 넣고서 양심을 속이고 우체국을 빠져
나왔습니다. 그때 이상야릇한 희열도 느꼈습니다.
그 후 몇 년이 지나 공군 모병보좌관으로 병무청에
파견 근무를 하던 중, 나는 한 달에 한 번씩 지원병을
모집하여 부대에 들어가 신체검사와 필기시험을 치룰 때마다
우체국 앞을 지나치게 되는데 언제부터인가 나의 군복
상의 호주머니에는 5만원을 넣고 다니며 갚을 기회를
찾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마음먹고 갔다가도 잊어버리고
그냥 나오는가 하면 또 언젠가는 갚으려고 했으나
마침 돈이 없었고 이래저래 차일피일 미루다 결국
전역을 하게 되었고 그 일을 까마득히 잊었습니다.
군복무 중 나는 공인중개사 자격증은 따서 나왔으나
그때만 해도 아직 나이가 어려 수원시내 작은 점포를 얻어
이것저것 장사를 하며 인생 경험을 쌓기 시작 할 때에
집주인이셨던 K형제님을 통해 주님을 영접하게 되었고
역동적인 구원을 얻었습니다.
나는 기쁨이 충만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때 처음으로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받을 기회도 주어졌습니다.
그 인도하심의 내용은 지금까지 내가 살아오면서 행했던
수많은 잘못들 중에 다른 것들은 다 잊어버렸지만
오직 7~8년 전에 있었던 바로 그 군부대 우체국에서
가로챈 5만원을 찾아가서 꼭 갚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음날 나는 심사숙고하여 공군부대 면회소에서
우체국장을 면회하여 자초지종을 다 털어놓고서 5만원만
조용히 전달하고 모든 일을 마무리 짓고자 했습니다.
왜냐하면 당시 작전과 김중사는 부대에서도 인정하던
성실한 군인이었고 업무처리 능력도 인정받아 모범 사병으로
부대에서 다 알려져 있었기 때문에 이 일이 다른 사람에게
드러나면 참으로 난감한 노릇이었습니다.
그러나 우체국장은 창구의 여직원이 이미 퇴직한 상태이니
수소문은 해 보겠으나 만약 연락이 안 되면 그 돈을 다시
나에게 돌려줘야 한다며 나의 연락처와 근무했던 소속을
꼬치꼬치 캐묻는 것입니다. 나는 나의 치부를 드러내듯
하는 수 없이 신분은 밝혔으나 정말 우체국과의 일이
조용히 해결되기만을 바랬습니다.
다음날 어느 아가씨에게서 나를 찾는 전화가 왔습니다.
전화상으로 본인이 부대우체국에 근무했던 직원이었음을 밝히고
자기가 7년 근무 하던 중 그런 일이 다섯 번 정도 있었는데
어떤 때는 그 원인을 찾아내 당사자에게 말하여 보았으나
부인해 버려서 모두 자기가 다 물어내고 나왔답니다.
그러나 이 일은 너무나 의외라는 등 상기된 그녀의 음성을 듣고
차마 전화상으로만 미안하다고 하며 끝내기가 죄스러워서
만나서 사죄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아주대학교 앞 어느 찻집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하였습니다.
약속시간에 맞춰 그 찻집에 들어서는 순간 눈에 익은
그 우체국 직원이었던 아가씨가 먼저와 기다리고 있었고
나는 그녀를 만나 진심으로 용서를 빌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이런 양심적인 사람이 세상에 어디 있느냐?”고
집에서 어머니까지 놀라워하고 계시다는 등 오히려 그 자리가
도둑놈이 찬사 받는 격이 되어버렸습니다.
나는 무안하였고 뭔가 사실대로 털어 놓아야 되겠기에
그녀에게 말하길 “아가씨 저도 양심이 있어 몇 번이나
그 돈을 갚으려고 했으나 내 의로는 하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내가 오고 싶어 온 것이 아니랍니다.
제가 얼마 전, 주 예수님을 영접하고 구원을 얻었습니다.
그런데 내 안에 계신 그분 때문에 이젠 이 돈을 갚지 않으면
견딜 수가 없어 괴로워 나왔을 뿐입니다.
그러니 혹시 이 일이 그렇게 선하게 보인다면 분명히
그것은 내가 아니요 내안에 계신 그 분이 그런 분 일거예요.’
아!~그 순간 내 안에서 그 영께서 반응하시고
나는 이미 생명의 강 같은 평화가 흐르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나는 말할 수없는 희열을 느끼며 가슴속의 계속된 감동으로
잠시 할 말을 잃었고 앞에 앉았던 아가씨까지 그 영에 감동되어
훌쩍훌쩍 울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녀가 말하길
미션 스쿨이었던 고등학교 다닐 때까지는 자기도 주님을
잘 믿었었노라고 하면서 고개를 끄덕이며 나의 말이
무슨 뜻인지 안다며.. 앞으로 자기도 다시 그 주님을
믿고 살겠노라고 다짐 하였습니다.
지금 같아서는 그녀를 몸 된 교회 안으로 이끌어
함께 교회생활하며 건축하였을 터인데 그때만 해도
모든 믿는 이가 다 똑같은 줄로만 알고 순진했던 나는
아무 약속도 없이 버스 승강장까지 따라와 손 흔들며
배웅해 주던 그녀와 그렇게 헤어졌습니다.
그리고 오면서 나는 생각하기를 그 아가씨나 우체국장이
“작전과 김중사는 도둑놈이었는데 예수 믿고 회개하더라..”고
많은 사람들에게 소문내 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때가 내 나이 스믈일곱 살 때 일입니다.
그 후 나는 기회가 있으면 그 간증을 많이 했습니다.
나는 처음에 생각하기를 회개는 다만 자기 잘못을 뉘우치고
잘못된 것이 있으면 당사자끼리 보상해 주면 다
해결되는 줄로만 알았습니다.
그러나 참된 회개는 자기의 부끄럼도 개의치 않고
죄와 허물 가운데서 우리의 참된 의이신 주 예수를 나타내고
주님의 권익만을 위하여 살고 그분을 표현하는 것임을..
그때 마음속 깊이 배웠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