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 모퉁이’
글/생명강가(2008.10.17)
경기도 화성교회에서 봉사하시는 형제자매님들께서
여든 세 살 연세 드신 곱디고운 노 자매님을 모시고
영광교회를 찾았습니다.
지금부터 구년 전, 노 자매님께서 양주에서 사실 때
어느 형제님으로부터 주님을 소개받고
우연히 주님의 이름을 부르게 되었답니다.
그리고 그 형제님이 선물로 성경 한 권을 주셨지만
한글을 전혀 몰라 성경을 두고도 보지 못하는
답답하고 안타까운 심정에..
혹시 늦게나마 글을 배워 볼 수 있으려나 싶어 신경을
써 가며 아무리 애써보아도 부질없는 노릇처럼 답답함만
더할 뿐, 머리에 기름을 짜듯이 쥐어짜는 고통과 괜스레
몸에 큰 바위를 올려놓은 것과 같은 지독한 억누름만이
몰려와 견딜 수 없었답니다.
그래도 자매님은 무학이 한이 되어 우리 주님께 쉬지 않고
기도하시길..
“주님 도대체 이 글이 무슨 자 무슨 자 인지 나에게
그 글자이름이 무엇인지 꼭꼭 짚어 가르쳐 주십시오.”
하시며 정말 예수님을 참 많이 귀찮게 하셨답니다.
그러기를 3년..
어느 날부터 기적처럼 글자들이 읽어지기 시작했고
그 머리의 쥐어짜는 고통과 몸의 억누름이 없어지고
머리도 가볍고, 몸도 날아갈 듯이 가뿐해지더랍니다.
정말 더러운 그릇이요, 죄 많은 자이었지만 그날 이후
하나님이 자매님 안에 보화로 들어와 계심을 확신하고
그 하나님이 우리의 영원한 기업이 되심을 깨닫고 나니
이젠 마음이 더없이 가볍고 그렇게 기쁠 수가 없더랍니다.
그리고 자신은 이제야 조금씩 영적 눈을 뜨기 시작하는
애기 중의 최고 어린애기라며 형제자매님들과 이렇게 함께
사시는 것이 가장 행복하시다고 고백하십니다.
그리고 최근에 또 기도하시기를..
“하나님 더 나이 들어 제가 죽기 전에 여섯 살 어린 나이로
남의 집으로 버려지기 전, 부모 형제와 함께 살았던 고향 땅
상주에 마지막으로 한번 찾아가 보고 싶습니다.”라고 했더니
“모순아! 너의 고향은 하늘나라이니라.”라고
주께서 선명하게 이름까지 부르시며 위로해 주시더랍니다.
노 자매님은 너무 기뻐 그날 이후 이제 자신은 더 이상 외롭지
않은 하나님의 가족임을 선포하고 교회서 간증하였더니
형제자매님들이 그럼 가을 나들이도 할 겸 일부러 시간을 내
노 자매님의 어릴 적 기억을 더듬어 경북 상주 그리고 절벽 같은
큰 바위를 끼고 돌아가는 ‘방구 모퉁이’라는 고유지명만 갖고
곶감이 많이 나던 그 고향을 찾아 나선 것이 먼저 영광으로
무조건 오시게 되었답니다.
경북 상주하면 화성에서는 아래지방이지만 사실 화성에서
영광 온 만큼 여기서 다시 대각선 방향인 강원도 쪽으로
올라가야 하는 꽤 먼 곳입니다.
제대로 지도를 보았더라면 영광까지 오실 엄두도 못 내었을
텐데 우리에게 어머니 같으신 노 자매님의 귀한 산 간증을
듣게 하시려고 그리고 여러모로 부족한 우리를 격려하시고자
각별한 은혜를 허락하신 듯합니다.
어제 고창 자매님의 벼 추수만 아니면 나도 따라 나서고 싶은
마음 굴뚝같았지만..
아쉽게 그냥 하루 밤 편안히 주무시는 것으로,
그분들 말씀으로는 진짜 다이아먼드인 영광교회를 잘 누리고
그 포장지에 해당하는 굴비고장 법성포구와 백수 해안도로를
여유롭게 구경하시고 그렇게 떠나 가셨습니다.
그리고 주께서 인도해 주시므로 방구 모퉁이를 쉽게 찾아서
노 자매님의 회한을 풀어드리고 무사히 귀가 하셨답니다.
화성교회 형제자매님들의 사랑어린 섬김에 깊이 감동하며,
그 자상하고 섬세한 봉사의 본에 진심으로 경의를 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