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형제님들
글/생명강가(2009.3.21)
강이 에덴에서 흘러나와 동산을 적시고 거기서부터 갈라져
네 근원이 되었으니(창2:10)…
‘에덴’의 뜻은 ‘평원’, ‘초원’을 의미하고 70인 역에서는
‘기쁨의 동산’으로 번역하기도 했습니다.
‘물의 근원지’라는 뜻을 가진‘수원’에서
교회생활을 시작한 나에게 수원교회는 ‘생명의 샘터’요,
‘기쁨의 동산’으로서 잊을 수 없는 곳입니다.
그곳에서 거듭남을 체험했고, 천방지축 어린 생명이었지만
거기 교회생활의 테두리 안에서 뛰놀고 자랐습니다.
지난달 우연히 전주에서 섞임 집회를 갖게 되었을 때,
수원교회에서 회복되어 호남지방의 완주, 무주, 정읍, 영광
네 지방에서 봉사하고 있는 형제들이 자연스레 만났습니다.
그리고 이미 먼저 수원에서 이주하여 각지에서 교회 간증을
지키고 계신 형제님들을 찾아뵙기로 약속을 하였습니다.
이 일을 두고 기도를 시작했는데 주님께서 빠르게 일하셔서
음성형제님 댁에서 지난 2주 전에 모임을 갖게 되었습니다.
음성형제님께서 수원교회에서 최초로 이주하신지 16년 만에
처음 갖는 모임이기도 했습니다. 바로 인근에 괴산형제님도
계셔서 그곳으로 장소를 안배했습니다.
강원도 평창과 정선을 다니시며 교회들을 돌보시다
건강문제로 수원에서 쉬고 계시는 형제님 내외분과
화성에서 봉사하시는 형제님 내외분도 두 분의 자매님을
모시고 오셔서 이번 모임에 함께 참석하셨습니다.
모두다 사도행전 29장을 쓰고 계시는 분들입니다.
이번 모임을 갖기 위해서 형제들과 함께 기도할 때에
주께서 심히 기뻐하심을 느꼈습니다. 그동안 마음은 있었으나
형제님들과 변변한 식사자리 한 번 갖지 못했습니다.
마침, 이번 사도행전 결정연구를 통한 사역의 흐름을 따라
각 지에 흩어져 있는 우리에게도 한마음 한 뜻의 동역이 시급했고
이미 칠십을 넘긴 세 분의 옛 수원교회 장로형제님들께도 함께
주의 길을 가는 우리의 긴밀한 동역이 필요했습니다.
우리는 추억이나 향수에 젖어 있을 시간이 없었습니다.
각자 봉사하는 교회의 일정 때문에 금요일 저녁에 모여
다음날 점심을 먹고 헤어지기까지 짧은 시간 동안 우리는
세 번의 유기적인 집회를 가짐으로 권면과 위로가 넘치는
사도행전의 실재적인 교통을 많이 나누었습니다.
우리는 꾸밈이나 체면치레도 없었고
자신의 부족함과 부끄러움을 내 놓고 주님의 인도를 구하며,
서로 격려와 위로가 충만했습니다.
오! 주 예수님, 당신을 사랑합니다.
주님의 긍휼하심으로 나는 이번 집회를 통하여 아름다운
동역을 누렸습니다. 우리는 어떤 목적이나 의도도 없었고,
다음에 언제 또 만날지 아무 기약도 없는 모임이었지만
몸 안에서 다만 유기적으로 사랑하고 격려했습니다.
오! 주 예수여, 감사합니다. 그동안 마음뿐이었지
앞서가신 형제님들을 존경하고 진심으로 섬김에 있어서는
늘 아쉬움이 있었으나 이 한 번의 집회를 통하여
주께서 마음껏 위로하고 축복해 주시므로
우리에게 정말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음성형제님은 몸이 불편하시면서도 복음사역을 계속하시고,
요즈음은 심장까지 나빠지셔서 많이 야위셨습니다.
특히 괴산형제님은 74세의 연세에도 불구하고 매 주일마다
차량봉사까지 겸하시고, 자매님은 육십이 다 되어 괴산에 가셔서
지금까지도 새댁이라 불리며 식사봉사나 허드레 일을 하신답니다.
그 정도로 노인 인구가 많은 농촌에 도시의 평범한
형제자매 한 가정만이라도 와 준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이번 집회를 통하여 느낀 점은 교회 안의 작은 지체 한 사람도
그의 신앙 상태가 어떻든지 간에 너무나 소중하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주님을 사랑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기독교와 같이
개척교회 지원이 있는 것도 아니고 또 그들처럼 노후대책이
되어있는 것도 아니지만, 주님의 인도하심에 순종하였고
자신을 허비해 주님의 사랑으로 교회를 섬기는 모습들이
눈물겹도록 존경스럽습니다.
나는 회복 20년 교회생활 동안 영광에 오기 전까지는
라이프-스터디 책 한 권도 제대로 추구해보지 않던 그야말로
이름만 그리스도인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졌습니다.
불과 이삼 년 사이에 교회의 필요를 위해서 말씀을 추구하므로
지난 20년 간 황충에게 먹혀버린 잃어버린 시간들을
회복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헤어지기가 아쉬워 정읍교회에서 주일집회를 하고
영광교회까지 들려 하루 밤을 더 묵고 가신 화성교회 지체들과
나누었던 우리들의 교통, 세세한 것을..
아마도 그 기쁨과 영 안의 풍성함을 다 기록해야 한다면
우리 집회소를 가득 채우고도 부족할 것입니다.
나는 다만 주님을 사랑한다고 고백할 수밖에 달리 표현할
말이 없습니다.
주님께서 가신 길.. 갈수록 좁은 이 길..
그러나 바꾸고 싶지 않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