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지체들의 여름 나들이
잔잔한 시냇가
생명강가 2009-08-12 , 조회 (341) , 추천 (0) , 스크랩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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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광지체들의 여름 나들이

글/생명강가(2009.8.12)




영광교회가 산출된 후 처음으로

1박 2일로 여름 야외집회를 나가는데

출발하기 전날까지 소낙비가 억수같이 내려

모처럼 잡은 일정에 차질이 생길까봐

내심 걱정이 되었다.


식구라야 건강 때문에 못 가시는

이기석 형제님을 제외하면 예은이와 예영이까지

고작 여덟 명이었다.

다행히 출발하는 날은 날씨가 맑게 개였고

우리는 하루 밤이지만 집을 떠나 함께 섞이는

기대감에 마음이 들뜨기 시작했다.

그 중에서 가장 신나는 예은이와 예영이보다

딸들의 물놀이 도구를 챙기며 더 신나는 사람이

있으니 김종수 형제인 듯하다.

지금쯤 섬진강은 황토물이 흐르고 있을 것이라고

하여도 물고기를 잡아서 매운탕을 끊여 먹겠다며

여기 저기 전화해서 시래기까지 챙긴다.


토요일 오후 세시,

나는 목회자 세미나 관계로 몇 번 가 보았지만

다른 지체들은 말로만 들었던 섬진강 섞임의 집을

향하여 의기양양 출발했다.

한참 당카를 타고 달리는데 뒤에서 핸드폰을

잊고 왔다느니, 하우스에 비닐을 안 덮고 왔다느니,

하더니만 갑자기 우리의 주식 조달자인 박경애자매가

저녁에 바비큐 판에 구워 먹을 삼겹살을 냉동실에

그대로 두고 왔댄다? 우와~ 머리 어지럽다.


그러나 주님께 감사했다. 섞임의 집 주인 형제님이

순천에서 제법 큰 정육점을 운영하신다.

형제님께 부탁하면 더 맛있는 생고기 삼겹살을

맛볼 수 있고 모양새도 좋을 것 같았다.

오히려 미안해하는 자매님의 건망증이 고맙다. *^^*


가는 길에 곡성휴게소에 들러 휴게소 부근에서

연꽃을 재배하고 계시는 신규호 형제님 댁을 방문했다.

이미 관상용 연꽃은 시기가 지났고 연꽃 방죽을 따라

형제님만 뵙고 나왔는데 나는 거기서 창포를 알게 되었고,
어릴 적 놀던 모습으로 연잎을 따
모자처럼 뒤집어쓰고
나들이 분위기를 돋우었다.


당카가 곡성을 지나 섬진강 변에 들어서니

아니다 다를까 어제 폭우로 강물이 황토 물로 변해 있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가장 맑은 섬진강은

내일이면 바로 맑아질 것을 나는 안다.

그래도 압록역에 도착하니 보성강 줄기와 합쳐지는

압록 유원지에는 피서 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압록역에서 차로 칠팔 분 거리에 있는 섞임의 집에

우리는 오후 다섯 시쯤에 도착했다.

가파른 진입로를 오를 때 모두들 무서워했다.

참고로 운전에 자신이 없으면 입구 주차장에서

차를 세워 두고 올라가는 것이 좋다.
걸어서 이삼 분만 올라가면
운동도 되고
섬진강 주위 경치도 감상할 수 있는 특혜도 누린다.


황토와 소나무만으로 지은 섞임의 집은 섬진강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고 그윽한 소나무 향을 맡으며

열댓 명까지 소그룹별로 와서 추구하고 누리면

자연과 더불어 주님을 얻기에 금상첨화다.

집을 지은 지 일 년 정도밖에 안되어 시설이나

이불 등이 깨끗하고 음식만 준비하면 주방도구도

일체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다.


그날 저녁, 우리는 샤워를 하고

형제님이 준비해 준 삼겹살로 저녁을 맛있게 먹고

마당에 돗자리를 깔고 밤하늘의 별들을 보면서

오순도순 시간가는 줄 모르고 교통을 나눴다.

여치인지 귀뚜라미인지 이름 모를 풀벌레소리가

섬진강 계곡물 소리와 함께 합창을 하며

우리 마음까지 시원하게 여름밤의 향연이 흐른다.

폭염주의보가 내렸는데도 계곡의 밤공기는

차가워 밖에서는 잘 수가 없다.


새벽 여섯 시에 보는 안개 낀 섬진강은 신비롭다.

어제보다 밤사이에 강물은 훨씬 맑아졌다.

오! 주여, 생명수의 강 내게도 흘러 나의 모든

더러운 찌꺼기를 씻어 주시고 당신이 나의

생명의 공급되어 주소서!


아침 7시, 늦잠을 자는 형제자매들을 깨워서

주일 아침 특별집회를 가졌다.

농촌은 요즘 너무나 바뻐서 DVD집회도 못 갖는

형편이다 보니, 여름훈련 메시지 ‘하나님의 복음’을

요점만이라도 정리해서 아침에 여섯 메시지를 누렸다.

오후에 나머지 여섯 메시지를 마저 누리고 싶으나

아침부터 꾸벅꾸벅 조는 지체도 있으니 마음뿐이지

쉽지가 않을 것 같다.

아무튼 우리는 야곱의 연약한 일행처럼

아직 강행군은 할 수 없지만 우리 형편에 맞게

오늘날 시대의 사역을 쫓아가고 있다.


밤새 불빛을 보고 찾아온 장수풍뎅이 한 마리를

김종수형제가 잡아오니 잠결에 신선한 선물을 받은

예은이와 예영이가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고

우리도 함께 행복으로 빠져든다.

주일 야외집회를 위해 잠시 환기를 시키느라고

현관문을 열어 놓으니 어디선가 까만 물잠자리

한 마리가 날아 들어와 우리 집회가 끝나도록

낮게 유영하듯 날아다니니 우리의 집회는 완전히

천상의 집회처럼 아름다움 그 자체였다.


자매님들의 솜씨 좋은 닭백숙으로 애찬을 나누고

우리는 드디어 물놀이 장소인 압록 유원지로 향했다.

튜브와 작은 보트, 그리고 텐트까지 준비한 우리는
강가
그늘 밑에 텐트를 치고 두어 시간 예은이와 예영이를

핑개삼아 슬금슬금 모두 물속으로 빠져들었다.

유난히 장난기가 심한 나는 보트의 노를 젓지 못하는

지체들에게 본을 보인답시고 혼자 보트를 타고

작은 노를 젓다가 물살이 센 위험구역에 들어가서

지체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기도 했다.


내년에는 열다섯 명이 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야외집회를 마치고 며칠이 지났는데도

눈만 감으면 그 물소리가 들리고 지금도 그곳에

있는 듯 착각에 빠져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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