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주일집회
글/생명강가(2009.9.27)
가을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주일 아침,
제대하고서 한동안 늦잠만 자던 아들이
주일 아침인데도 아직 기척이 없는 아빠가
걱정스럽다는 듯이 와서 잠을 깨운다.
이상한 일이었다.
어젯밤 늦게 잔 것도 아닌데 비몽사몽
아침 여덟 시가 되도록 잠이 깨지 않았다.
그러나 어떤 날은 새벽에 일어나 보면
그제야 잠자리에 드는 아들의 모습을 보고
무척 심각하게 생각했었는데 그 아들이 나를
깨워주는 모습도 싫지는 않았다.
아들을 위해 기도하니 어느새 들으시는
하나님의 손길 같기도 해서 반갑기도 하였고
아무튼 이상한 주일 아침이었다.
나는 늦은 시간이었지만 30분 정도 먼저
기도하고 나서야 주일집회준비에 들어갔다.
주일집회에 말씀을 여는 김종수형제님과
만찬 봉사하시는 이기석 형제님께서 추석일
관계로 인하여 집회 참석을 못하시고 오늘은
주의 상을 봉사할 형제가 나밖에 없다.
작년 추석 무렵은 주일집회에 나 혼자 남아
있기도 했는데, 그나마 올해는 자매님들이 계셔서
집회에 대한 염려는 조금도 없다.
거의 한 달 만에 문장 자매님도 집회에 오시고
교회생활 이제 겨우 일 년 반쯤 되신
술람미 자매님께 집회의 말씀을 여시라고 했더니
항시 형제가 말씀을 여는 것을 보아온 터라
차분하게 기능발휘를 하시었다.
도시교회에서는 꿈에도 생각지 못할 일이다.
오늘따라 교회인 금 등잔대에 공급되는 기름이
우리들 안에 넘치도록 흐르는 것을 체험하였고
비록 서너 명이 모였지만 삼사백 명이 모이는
집회에서 누리는 풍성함을 동일하게 누린다.
‘하나님의 복음의 구조’를 주제로 말씀을 나누고
교통할 때, 적은 무리 가운데서도 이렇게 밝게
빛 비추고 섬세하게 공급해 주시는 것은 오직
그분만이 하실 수 있는 일이었다.
“의인은 믿음으로 생명을 얻고 살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그리스도의 보혈을 근거하여
우리에게 구원을 이루시고 그분의 경륜을 이루어
가실 수밖에 없는 분이시다.
교회생활도 바로 이러한 하나님의 의를 기초로
해서 이루어진다면 이기는 자들인 시온의 무리를
우리가 넘겨다보지 못할 것도 없다.
하나님은 죽은 사람들에게도 생명을 주시며,
없는 것도 있는 것으로 불러내시는 분이시다.
우리에게 그러한 믿음이 있으니 감사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