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의 입맛
글/생명강가(2009.12.20)
오늘 주일 집회가 끝나고
어느 자매님이 가져온 백김치가 맛있다고 하니
일부러 다 그 자매님 댁으로 몰려가
한 봉지씩 싸들고 각자 흩어졌다.
영광지방에는 큰 눈이 내려서
길이 미끄럽고 손목을 다치신 문장자매님이
그 김치 봉지를 들고 가실 수 없어서
내가 댁에까지 모셔다 드리게 되었다.
차 뒷좌석에서 세 분의 자매님들이
‘내가 아니요 그리스도’라는 가사의 찬송을
부르고 또 배우며 즐겁게 가시더니
갑자기 문장자매님이 하시는 말씀이
자매님의 생신을 맞아 수원의 큰 딸네 집에 가서
지난 주일날 일반 기독교 집회에 참석하시게
되었다고 하셔서 자매님들이 찬송을 멈추고
노 자매님의 말씀을 경청하였다.
예전에도 한동안은 기독교 생활을 잘하셨던
자매님이시기에 그 입에서 나온 첫 말씀은
우리 모두에게 호기심을 일으켰다.
지난 주일날 식구들과 함께 어울려
한편으론 큰 기대를 하고 딸네 온 가족이 다니는
예배당에 나갔는데 찬송 두어 곡 부르고
목사님께서 잠깐 설교를 하시는가 했더니
너무나 허무하게 집회가 끝나 버리더라는 것이다.
사람들은 악수를 하며 웃고 나오지만
자매님은 혼자 너무나 허망한 마음이 들어서
딸에게 그 느낌을 잠깐 얘기 했더니
요즈음 우리목사님의 말씀에 은혜가 많이 떨어져
그렇다고만 하더란다.
그러시며 자매님의 하시는 말씀이
우리 영광교회는 수가 몇 안 되어도
신언집회 때 메시지 제목만 누려도
그 말씀을 다 표현하지 못해서 그렇지
그 맛은 교통하면 할수록 쫀득쫀득 진한 맛이 나는데
그 예배당에 들어설 때 보기에는 좋게 잘 꾸며졌으나
참 허망한 꼴을 다 보았다고 말씀하신다.
회복되신지 3년 째 되신 노 자매님은
진리의 말씀을 쉽게 표현해 내지 못하신다 하더라도
말씀의 깊은 맛을 이미 누리고 계신 것이었다.
‘교통하면 할수록 쫀득쫀득 진한 맛’
노 자매님의 그 구수한 표현이 너무 재미있어서
드러내 웃을 수는 없고 실소하고 말았지만
자매님 댁을 다녀오고 난 지금 이 순간까지도
그 느낌이 오래도록 지워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