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사랑하느냐?
글/생명강가(2006.10.15)
영광에서는 매주 목요일마다 요한복음을 추구해오다..
지난주 말경 6개월 만에 겨우 겨우 끝마치고
책거래는 요한복음21장에서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차려주신
조반상으로 좀?..이상하게 치뤘습니다.
정확하게 말한다면 조반상 밑의 떡 부스러기 몇 조각으로요..
그런데.. 그나마 우리만 먹기 미안해서 쬐끔만^^
같이 나누고자 합니다.
여기..
영광은 굴비가 많이 나는 곳입니다.
서해 칠산 앞바다에서 잡은 조기들을
꾸러미로 묶어 해풍에 살짝 말려서
잘 타오르는 숯불에 노릇노릇 구워..
윤기 흐르는 햅쌀밥 위에 올려 먹으면
그 맛이야 말로 저절로 함<평<천<지~~
호남가가 절로 흘러나올 법도 하답니다.^^
.....
아침햇살이 갈릴리 바다에 퍼질 즈음
밤새도록 헛 그물질에 지친사람들..
날밤 새운 허기짐과 지침 속에 기진맥진하여..
비린 물 내음 때문인지 모두다 아무 말 없이
주님께서 차려놓은 음식을 조용히 먹고만 있습니다.
(나는 항시 그 틈바구니에 끼여 같이 먹었던 느낌이 듭니다.^^)
지난날 주님을 만나기 전 그들은
그럭저럭 자신들의 노력 여하에 따라
그 바닷가에서 고기잡이로 인생을 살아 왔습니다.
그러나 이젠, 마치 자신들의 운명이 예전과 달리
홀로 살 수 없고 주님과 필연적으로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눈치 채기라도 하였을까요?
이따금씩 숯불 타는 소리만 정적을 깨뜨립니다..
지나온 삶을 돌이켜 보면..
저는 우리 아이들이 무슨 잘못을 했을 때
꼭 잘잘못을 가리고.. 한바탕소동(?)을
치루고 나서야.. 씻기고^^
밥을 먹였던 기억들이 많았습니다.
주님의 피로 이 우매함을 덮으시기를..
그러나 여기!
주님의 참다운 목양의 본이 있음을 봅니다..
주님은 먼저 그들의 필요를 채우시고 난 후에
베드로에게 조용히 말씀하십니다.
"네가 이 사람들 보다 나를 더 사랑(아가페)하느냐?"고
....
이때.. 흔히 우리가 아는 베드로는
당장 ‘아멘! 내가 주를 아가페합니다’라고 대답했을 터인데..
"내가 주를 사랑(필레오)하는 줄 주께서 아시나이다."라고
민망스러워 몸 둘 바를 모릅니다.
주님의 질문하심 보다는 다소 격이 낮고
어찌 보면 부정에 더 가까운.. 베드로의 대답에
주님은 책망하시기는커녕 왜?
"내 어린양을 먹이라!"고..하셨을까요?
....
우리는 여기서 잠시 베드로를 회상해 보았습니다.
불과 몇 일전.. 베드로는
"다 주를 버릴지라도 나는 언제든지 버리지 않겠나이다."라며
맹세 하였건만 주께서 잡히시던 밤에..
주님과 함께 당할지도 모르는 죽음이 두려워
그 주님을 세 번이나 부인했습니다.
그것도 작은 하녀 앞에서까지..
그러한 베드로에게...
주님의 동일한 두 번째 질문은
정말로 그에게는 곤혹스러웠을 것입니다.
아니 어쩌면..
모든 사실을 다 알고 물으시는 주님께
베드로는 자신의 할 수 없음과 모든 약함을
후련히 고백하고 싶었을지도 모릅니다..
"내가 주를 사랑(필레오)하는 줄 주께서 아시나이다."고
그러나 주님은 여전히 말씀하시길..
또 "내 양을 치라!"고 하십니다.
베드로는 그러한 주님이 더 두려웠을 것입니다.
배신자요, 형편없는 자에게 주님의 그 말씀은 무슨 뜻일까요?
마치.. 바람 앞에 흔들리는 등불처럼 베드로에겐
그 시간이 숨이 멎을 듯 한 순간 이였습니다.
.....
주님을 세 번이나 부인했던 베드로에게
주님은 세 번째 다시 묻습니다. 그러나 이번엔..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나를 사랑(필레오)하느냐?"고??
필레오??..
아!~ 주 예수여!.. 감사합니다.
막다른 골목에서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은
실패자에게 베푸신 이 긍휼하심~ 눈물이 납니다..^^
만약 주께서.. 세 번째도 "나를<아가페>하느냐?"고 물으셨다면
베드로뿐만 아니라.. 여전히 동일한 부끄러움이 있는
함께 말씀을 추구하던 우리들까지도 질식할 것 같았는데..
우~와!^^ 정죄의 비참한 상황에서..
주님은 우리의 약함을 아시고 들으셨습니다..^^
아멘! "주여 모든 것을 아시오니 내가 주를 사랑(필레오)하는 줄을
주께서 아시나이다."라고 홀가분하게 부끄러움을 고백하던
베드로에게 주께서는 여전히 “내 양을 먹이라”고
말씀하시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 순간 우리는 주님 앞에서 어떠한 사람이 되어야함을
영 안에서 직감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
그 아침.. 주께서
"오른편에 그물을 던지라!" 하실 때부터
베드로는 전능자이시며 거룩하신 주님 앞에
비로소 자신이 천연적이고 형편없는 자임을 깨닫고
웃옷으로 자신의 허물을 가려야만 하였던 베드로,
그 변화된 베드로처럼..
그날 우리도 주님께 배운 것이 있다면
주님이 우리에게 양 무리를 맡기지 않는 것은
우리의 지식이나 열의가 부족해서가 아니고
우리의 천연적인 자아가 아직 너무 강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내가 약할 때 주의 강함이라는 것을
우리 모두다 깊이 인식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매순간 우리에게 십자가가 얼마나 필요한지..
돌 위에 떨어진 적은 떡 부스러기였지만
주님의 그 목양의 말씀이 정말 행복하고^^ 달콤했습니다.
우리는 주님을 떠나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들입니다.
오직 주님만이 우리의 실제이십니다.
아멘!~ 주 예수여!~
당신을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