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글/생명강가(2011.5.26)
빗발치던 폭격 속에서
조국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셨던
눈물겹도록 강하고 떳떳하신
육이오 세대이신 아버지
동족상잔의 비극의 결과로
삼팔선이 휴전선으로만 바뀌었지만
소중한 자유를 지키셨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번성하고
새 시대가 열었습니다.
그러나 당신께 남은 것은
폭격의 후유증으로 청각을 잃고
우리 육남매 키우시느라
또 전쟁을 치르셔야 하셨던 아버지
자식들이 자라는 것을 보시며
답답한 세월을 스스로 위로하시고
한결같은 삶을 사셨습니다.
어느 날 잠결에 느꼈던
아버지의 인자하신 입맞춤을
지금도 따스하게 느끼고 있는 것은
당신의 지극하신 사랑으로
우리들을 키우신 증거입니다.
팔십사 년의 세월을 보내시며
한 번도 약함을 보이지 않으시더니
오늘은 오랫동안 주무시는군요.
“내일은 죽으리라”하시던 말씀을
아무도 귀담아 듣지 못했었지만
엘리야처럼 그렇게 떠나가셨습니다.
무공훈장의 빛나는 용사답게
한 점 부끄럼 없이 사신 곧으심이
한 때 주님 앞에 걸림돌이 되었으나
우리 가족을 향하신 하나님의
부르시는 환경들로 인하여
예수님을 주로 고백하시는
당신의 의로우신 입술로
전쟁에서도 못다 이뤘던 승리를
오늘 당신은 이루셨습니다.
오월 따스한 봄날
거짓말처럼 평온하게 잠드셔서
아무도 슬퍼하지는 않았으나
당신의 가시는 발걸음 못내 아쉬워하는
우리의 마음을 알았는지
하늘도 하루 종일 비를 내리고
아버지의 빈자리는 허전하기만 합니다.
아버지!
당신의 면류관이요, 열매인
자식 손자들 바라보시며
영광의 주님 품에 안식하신 줄 아오니
다시 뵈올 그날을 소망하면서
어머니와 우리 형제들도
남은 경주 잘 달려가겠습니다.
아버지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