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런 화면을 본 적 있는가?
오랜만에 친구 집에 놀러 갔다가 친구의 컴퓨터를 써봤다. 그런데 윈도우 바탕화면이 수많은 아이콘으로 가득 차있는 게 아닌가. 뭐가 뭔지 모를 잡다한 아이콘을 쳐다보고 있으려니 눈이 다 아프다.
이 바탕화면의 아이콘들 좀 정리해달라고 부탁하니까 그 친구는 어떤 조작을 하더니 아이콘 크기만 작게 만들어 주었다. 그래서 겨우 컴퓨터를 쓰나 싶었는데 이번엔 인터넷을 열자마자 나타나는 깨알 같은 그림과 글이 문제였다. 모니터에 얼굴을 바짝 붙여야지 겨우 보이는 작은 글씨 때문에 도저히 인터넷을 이용할 수가 없었다. 이에 다시 부탁하니 친구는 귀찮아하며 다시 아까 같은 조작을 해주었다(근본적인 해결법은 아닌 듯 했다). 그러자 다시 글과 그림들이 커졌다. 그래도 뭔가 위화감이 든다. 집에서 컴퓨터를 쓸 때와는 그림과 글의 크기라든가 선명도가 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친구에게 계속 요청하기가 미안해 그냥 불편한 채로 컴퓨터를 써야 했다.
이렇게 컴퓨터를 이용하다 보면 평소보다 보이는 화면이 크거나 작아서 불편한 경우가 있는데 그 원인은 바로 화면 모니터의 ‘해상도’에 있다. 화면 해상도(resolution)란 어느 일정한 범위 안에서 얼마나 더 자세하게 그 내용을 표현하는가를 나타내는 용어로서, 화면에 표시된 텍스트와 이미지의 선명도를 의미한다. 즉 화면 안에 표현되는 화소(Pixel, 픽셀)의 수를 말한다.

예를 들어, 1,600 x 1,200이라는 해상도는 가로 1,600개 x 세로 1,200개 픽셀이 곱해져 1,920,000만개의 픽셀이 조밀하게 구성된다. 그렇게 조밀하게 구성되니 글자나 그림이 선명하게 보일 수 밖에… 또한 해상도가 높아질수록 글자나 그림은 작아지므로 같은 화면에 더 많은 항목이 표시된다. 반면에 800 x 600 해상도에서는 글자, 그림의 크기는 커져 한 화면에 표시되는 항목이 줄어들고 품질도 낮아지게 된다.
이처럼 컴퓨터의 화면 해상도는 물리적인 길이 단위를 기준으로 잡기 때문에 자연히 모니터 크기와 너비, 높이 비율 등에 따라 달라진다. 즉, 가로/세로 비율인 4:3, 16:9, 16:10 모니터는 인치가 같아도 최대 해상도는 전부 다르다는 뜻이다. 이렇게 모니터 비율이 제 각각인 이유는 모니터를 사용하는 환경이나 패턴이 변화했기 때문이다.. 2000년 전후까지만 해도 모니터들은 대부분 OFFICE, 한글 등의 문서 작업에 최적화된 4:3(혹은 5:4) 표준 화면 비율을 채택했다. 그러다가 멀티미디어(사진, 동영상 등)파일과 인터넷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이에 적합한 16:10 와이드비율 모니터가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영화를 컴퓨터로 시청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래터 박스(화면 위아래로 잘린 듯한 검은 공간)’가 발생하지 않는 16:9 와이드 모니터도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다양한 모니터 중, LCD 모니터는 ‘기본 해상도’라 하여 모니터 최적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해상도를 정해 놓고 있다. 이 기본 해상도는 모니터 사용 설명서나 제조사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윈도우7의 경우 윈도우에서 기본 해상도를 자동으로 설정해 사용자에게 알려 준다.
또 CRT 모니터(이른 바 뚱뚱한 브라운관형 모니터)도 기본 해상도는 없지만, 권장 해상도가 존재하므로 이 해상도에 맞추면 훨씬 보기 편하다. 참고로 CRT 모니터는 일반적으로 와이드 비율을 지원하는 제품이 적으르모 대부분 4:3 화면 비율의 해상도를 적용해야 한다.
물론 내가 보기에 편하다면 굳이 권장 해상도를 반드시 맞춰야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어떤 해상도를 쓰든 간에 별 차이를 못 느끼겠다면 가능한 한 위의 권장 해상도로 이용하도록 하자(모니터 제작사 측에서 기준으로 정한 것은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