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2011년을 보내야 할 때가 왔다. IT동아 편집부는 연말을 맞아 올해 IT분야의 주요 사건사고, 추천기기, 내년 트렌드를 정리한 기획 3부작을 준비했다. 오늘은 연말 결산 그 세 번째로 2012년 한 해를 빛낼 IT 트렌드를 정리했다.
1부 - IT동아가 정리한 2011년 IT를 뜨겁게 달군 사건사고
2부 - IT동아가 뽑은 2011년 BEST IT제품
3부 - IT동아가 전망하는 2012년을 빛낼 예상 트렌드
4G LTE 이동통신 가입자 수가 올해 12월 중순부로 100만 명을 넘어섰다. LTE가 상용화된 시점은 7월이지만 실제 LTE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이 출시된 것은 9월이니 사실상 3개월 만에 100만 명을 돌파한 셈이다. 이는 3G 이동통신에 비해 약 2.5배 빠른 속도로, 이대로라면 2012년 말까지 LTE 가입자의 비중은 전체 무선통신 시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바야흐로 LTE 시대인 것이다.
LTE의 전송 속도는 3G 이동통신에 비할 바가 아니다. 3G로 800MB 동영상을 완전히 내려받을 때 걸리는 시간은 약 10분. 스트리밍(실시간 재생) 동영상도 수시로 끊겨서 사실상 감상이 어려울 지경이었다. 하지만 LTE의 경우 800MB 동영상을 내려받는데 이론상 약 85초면 충분하다(이는 SK텔레콤이 LTE를 시연할 때 걸렸던 속도로, 실제와는 차이가 다소 있을 수 있다). 3G가 단순히 동영상 서비스를 지원한다는 자체에 의의를 둔 반면, LTE는 동영상 및 대용량 다운로드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제공하게 된다.
이에 따라 대규모 통신 트래픽(부하)을 기반으로 하는 관련 산업이 급격하게 성장할 전망이다. 지난 12월 2일 ‘손바닥TV’가 개국하며 스마트기기 방송시대를 열었고, 이동통신 3사도 앞다투어 동영상 플랫폼 사업에 진출했다. 온라인게임 역시 가장 주목받는 수혜자 중 하나다. LG유플러스가 제일 먼저 온라인게임 ‘프리스타일2’와‘포트리스2레드’를 출시하며 시장 장악에 나섰으며, 캐주얼게임부터 MMORPG까지 전 장르의 게임들이 잇따라 시장에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무제한 요금제가 없다는 점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 SK텔레콤이 발표한 LTE 요금제를 살펴보면, 기본료가 가장 비싼 10만 원 요금제로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는 10GB. 5만 원대 요금제로는 1.2GB를 쓰는 게 고작이다. 생각없이 풀HD 영화와 MMORPG를 마음껏 즐기다간 요금폭탄을 맞을 수도 있는 것이다. LTE가 모바일의 새 패러다임을 열지 빛좋은 개살구에 그칠지는 아직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몇 년간 연말마다 ‘내년의 유망주’로 지목됐던 것이 바로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다. 그리고 2012년을 앞두고도 어김없이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가 주요 트렌드로 꼽히고 있다. 기업 비즈니스 관계자들은 클라우드가 가져온 혁신을 침이 마르게 칭찬하는 반면, 일반 소비자들 중에는 클라우드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이것이 클라우드가 트렌드이면서 또한 트렌드가 아닌 이유다.
비즈니스 환경에서 클라우드가 미치는 영향은 날로 커지고 있다. 이미 상당수의 기업들이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을 도입해 소프트웨어 구입 비용 및 관리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스토리지 기업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보안관련 기업들도 잇따라 시장에 뛰어들며 파이를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행정안전부도 정부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G-클라우드’를 구축하고 2012년 안에 본격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에 비해 개인 클라우드는 답보상태에 빠져 있었다. 네이버 ‘N드라이브’, SKT ‘T클라우드’, KT ‘유클라우드’ 등 수많은 웹기반 클라우드형 저장 서비스가 등장했지만, 사람들의 인식 부족과 단순한 기능으로 생각보다 많은 가입자를 유치하지는 못했다(엄밀히 말하면, 이들 웹 저장 서비스는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라 보기 어렵다). 하지만 2011년 애플이 ‘아이클라우드’로 개인용 클라우드 시장에 진출하면서 상황이 반전될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기존의 개인 클라우드가 단순히 데이터 저장공간을 제공하는데 그쳤다면, 아이클라우드는 아이폰, 아이패드 등 애플의 제품과 결합해 활용성과 편의성을 극대화했기 때문이다. 2012년에는 국내 아이폰, 아이패드 사용자들을 중심으로 아이클라우드가 더욱 인기를 얻을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경쟁사들도 잇따라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울트라북은 인텔이 발표한 차세대 노트북 기술 표준(플랫폼)이다. 20mm 이하의 두께와 1.4kg 이하의 무게, 일반 노트북에 준하는 성능, 5~8시간에 달하는 배터리 사용시간, 빠른 부팅속도, 1,000달러(한화 약 116만 원) 안팎의 가격이 인텔이 제시한 울트라북의 규격이다. 얇고 가볍고 성능도 좋으면서 가격까지 저렴한, 말 그대로 꿈의 노트북인 셈이다(정말 그럴까?). 인텔은 2012년 말까지 울트라북이 소비자 노트북 시장의 4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시장조사기관 IDC도 2015년까지 울트라북이 소비자 노트북 시장의 25%를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1년 하반기부터 에이서, 아수스, 삼성전자, LG전자, HP, 도시바 등 내로라하는 노트북 제조사들이 잇따라 울트라북을 출시했다. 하지만 이 중 인텔의 기준을 모두 만족한 제품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두께가 20mm보다 두꺼운 제품이 있는가 하면, 200만 원을 훌쩍 넘는 제품도 있다. 두께를 무리하게 줄이려고 쓸만한 입출력 단자를 제거해서 별도의 어댑터를 필요로 하는 제품도 있고, SSD(메모리 기반 드라이브)와 HDD(디스크 기반 드라이브)를 섞어 쓰는 편법으로 가격을 맞춘 제품도 있다. 게다가 초저전력(ULV)프로세서를 사용해 성능도 기대 이하다. 이대로라면 현재 슬림 노트북을 장악하고 있는 맥북 에어와 애초에 경쟁이 되지 않는다. 실제로 2011년 12월까지 울트라북의 판매량은 예상보다 저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2012년 상반기에 3세대 코어 프로세서(아이비브릿지)가 출시되면 CPU 및 그래픽 성능이 보다 향상된 울트라북을 접할 수 있다는 게 인텔의 예상이다. 꼭 1,000달러 이하가 아니더라도, 가격대 성능비가 높은 울트라북도 점차 등장한다는 것. 인텔의 확신대로 2012년 말까지 40%를 넘어설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울트라북의 비중은 점차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