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D를 교체할 때도 역시 나름의 노하우가 있다. HDD의 기본적인 역할은 각종 데이터를 저장하는 것이지만 사실 속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따라서 HDD를 교체할 때는 단순히 용량만 볼 것이 아니라 속도도 고려하는 것이 좋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노트북용에 장착할 수 있는 HDD는 2.5인치 규격(데스크탑용은 3.5인치)인데, 같은 2.5인치 규격 HDD라도 내부의 디스크 회전 속도가 다를 수 있다. 노트북 제조사에서는 일반적으로 5400RPM 회전 속도의 HDD를 넣어 제품을 출고한다. 하지만 별도로 구매할 수 있는 2.5인치 HDD 중에는 이보다 빠른 7200RPM의 제품도 있다. 5400RPM 제품에 비해 1~2만 원 정도 더 비싸지만 속도 면에서 얻는 이득이 크다.
만약 좀 더 획기적인 속도 향상을 기대한다면 HDD가 아닌 SSD(Solid State Disc)의 구매를 고려해 보는 것도 좋다. 자기디스크를 회전시켜 데이터를 저장하는 HDD와 달리, SSD는 플래시메모리(반도체의 일종)를 이용해 데이터를 저장하므로 훨씬 빠르게 데이터의 처리가 가능하다. 더욱이, 시중에 출시되는 대부분의 SSD가 2.5인치 규격이라서 별다른 작업 없이 대부분의 노트북에 장착이 가능하다.
그런데 SSD에도 문제가 없지는 않다. 바로 비싼 가격이다. 최근 500GB의 2.5인치 HDD가 10만 원 초반대에 팔리는 상황인데, SSD의 경우 비슷한 비용을 주고도 60GB 남짓의 제품 밖에 사지 못한다. PC 구동을 위해 필수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윈도 운영체제만 해도 20GB 이상의 용량(윈도 7 기준)을 차지하는데 여기에 파일당 3~4GB에 달하는 풀 HD급 영화 몇 편만 집어넣으면 전체 디스크 용량이 꽉 차버린다는 이야기다. 아무리 속도가 중요하다지만 이래서야 정상적인 노트북 이용이 불가능하다.
256GB의 대용량 SSD도 나와있지만 이는 가격이 50만 원에 육박한다. 그래서 데스크탑 사용자들의 경우, 저용량 SSD와 고용량 HDD를 동시에 장착해서 SSD는 운영체제 및 프로그램 구동용, HDD는 파일 저장용으로 사용하면서 속도와 용량의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문제는 노트북이다. 극히 일부 경우를 제외하면 노트북에는 1개의 디스크만 장착이 가능하다.
그래서 최근 ‘하이브리드(Hybrid, 혼합) HDD’라는 것도 나오고 있다. 이는 하나의 디스크에 SSD와 HDD를 동시에 내장하고 있는 신개념 저장장치로, SSD의 속도와 HDD의 용량을 하나의 디스크에서 동시에 얻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2012년 현재 하이브리드 HDD는 씨게이트(Seagate)사에서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으며, 작년 12월에 8GB의 SSD와 750GB의 HDD를 하나로 합친 ‘모멘터스 XT’의 2세대 제품을 출시한 바 있다. 이 제품은 기존 HDD 보단 비싸지만 SSD보단 훨씬 저렴(인터넷 최저가 기준 약 25만 원)한 것이 특징이다. 아직은 생소한 개념의 제품이긴 하지만 노트북의 구조적인 한계 속에서 속도와 용량을 동시에 추구하고자 한다면 한 번 구매를 고려해볼 만하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