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일 2012.02.16 18:36:26
모바일 업계의 가장 큰 행사인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이하 MWC) 2012가 얼마 남지 않은 요즘,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의 윈도우8 및 윈도우폰8에 관한 소식들이 많이 들린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이 출시된 이후 지금까지 MS는 모바일 부문에서 PC의 영향력을 거의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에서 2월 15일(현지 시간)에 발표한 2011년 4분기 모바일 운영체제(이하 OS) 점유율 조사에 따르면 MS는 불과 1.9%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 안드로이드, iOS, 심비안은 말할 것도 없고, 바다(BADA)에도 못 미치는 결과를 보였다.
PC 산업의 거인인 MS가 현재 모바일에서 왜 이런 실망스러운 결과를 보이고 있는 것일까? 가장 큰 이유는 모바일 시대로 변해가는 시대의 흐름을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MS는 윈도우 모바일이라는 OS를 이미 가지고 있었다. 문제는 모바일용 OS의 유무가 아니라 그것이 모바일 기기, 그리고 그 기기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적합한 OS였던가의 여부다.
먼저, MS가 독보적인 지위를 가지고 있는 PC 산업에 대해 잠깐 살펴보자. PC는 탄생 이후 생산의 도구로서 삶에 많은 영향을 끼쳤고 발전에 기여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생산의 도구’라는 점이다. 그 기간 동안 PC의 발전은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발전해왔고, 기업 시장이 그 발전을 주도했다. 개인이 휴대할 수 있는 PC인 노트북이 탄생한 뒤에도 이는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노트북 PC의 평균 가격이 1000달러 이하로 떨어지고,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무선 네트워크 환경이 갖춰짐에 따라 PC의 이동성이 크게 증가된 2005년 이후 PC 산업의 주도권은 기업이 아니라 개인으로 변화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PC의 운영체제와 애플리케이션들은 기업의 업무에 적합한 것들이었고, 이는 개인들이 컴퓨터를 사용하는 환경에 적합하지 않았다. 여전히 PC는 콘텐츠 생산에는 가장 위력적인 도구이지만, 개인이 PC를 사용하는 시간 중 콘텐츠를 생산하는 시간은 점점 줄어들었고, 오피스 프로그램을 써야 하는 활동 역시 차차 점유율이 떨어졌다.
결국 최근 몇 년간 컴퓨팅 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하면서 소비자들은 ‘개인화된’ 기기를 원하는 데 비해 MS가 주도한 PC OS의 발전은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 가트너가 지난 해말 발표한 ‘2012년 10대 기술 트렌드’에서 모바일 중심의 애플리케이션과 인터페이스가 두 번째를 차지한 이유도 곱씹어 볼만 하다.
이후 MS는 개인 사용자들 각각에 최적화될 수 있는 통합 OS(PC+모바일)로 알려진 윈도우8을 개발 중이지만 출시시기가 늦어진 탓에 아직까지도 시장 점유율이 하위권에 있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에 MS가 준비중인 차세대 윈도우OS 및 윈도우폰OS가 예정대로 출시된다면 지금의 OS 시장 점유율 상황이 크게 뒤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차세대 윈도우OS는 ARM 프로세서와 x86 프로세서 모두를 지원하게 되는 데, 이는 여러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등 기기의 종류와 관계없이 같은 동일 OS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단말기의 종류가 바뀐다 할지라도 별도의 적응 시간이 필요없다. 현재보다 사용자 층 확대가 용이해진다는 말이다. 또한 프로세서 업체 측면에서는 본격적인 무한 경쟁이 시작될 수 있다.
ARM 진영은 PC로의 진입이 지금보다 훨씬 용이해지는 것이며, x86 진영 역시 모바일 기기로의 진입이 현재보다 쉬워지는 것이다. 다만 x86진영은 상대적으로 높은 전력 소비가 모바일 시장 진입의 걸림돌이 될 수 있고, ARM 진영은 상대적으로 낮은 성능이라는 점이 PC 시장 진입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다. 아울러 ARM 기반에서는 일부 x86에서 구동되던 모든 애플리케이션이 구동되지는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는 점 또한 ARM 진영으로서는 극복해야 할 어려움이다.
주요 OS 업체들이 통합을 화두로 삼고 있는 요즘, MS의 모바일과 PC의 통합 OS는 분명 현재의 열세를 만회하여 다른 업체에 비해 한발 앞서 나가 시장에서 보다 유리한 고지에 올라설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다만, 늦은 출시로 인해 이런 이점이 감쇄되는 것은 어쩔 수 없을 것이다.
이미 iOS와 안드로이드 OS 기기에 익숙해진 사람들이 과연 윈도우폰8(또는 윈도우8) 기기로 쉽게 넘어갈까? 일반인들은 본인이 사용하는 기기의 OS가 무엇인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는다. 그들은 사용하기 편리하다면, 그리고 친구들과 불편없이 소통할 수 있다면 어떤 OS라도 상관없다.
따라서 MS는 스스로의 외연을 넓힐 필요가 있으며, 이에 노키아의 윈도우폰 주력 생산은 의미가 크다. 비록 노키아의 점유율이 급감하고 있다고 해도 여전히 세계 시장에서 많은 양의 제품을 판매 중이며, 이를 통해 MS는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가트너와 IDC와 같은 시장조사 기관들의 전망에서도 MS는 폭발적인 성장은 아니지만 꾸준한 점유율 확대로, 2015년경에는 약 20% 이상의 점유율로 iOS를 제치고 안드로이드 다음으로 높은 모바일 OS 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모바일 OS 전쟁은 이제 MS의 참여로 본격적인 막을 올리려 한다. 소비자들을 사로잡기 위한 각 업체간의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이고, 한 업체의 독식으로 끝나지 않는 한 소비자들은 그것이 어떤 OS든 그들이 바라는 바를 제공하는 제품을 선택할 것이다. 과연 어떤 업체가 이 경쟁에서 좋은 성적을 보이게 될 지 연말에 드러날 결과가 기대된다.
http://www.it.co.kr/news/mediaitNewsView.php?nBoardSeq=65&nSeq=2099764
글 TEXT100 김형근 본부장 9년간 홍보대행사 TEXT100에서 홍보맨으로 활약중인 그는 국내외 PC 및 모바일 관련 홍보 업무를 수년간 담당해 왔으며, 시장의 트렌드 변화에 조예가 깊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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