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제일 얇은 프로젝터폰 ‘갤럭시빔’, 프로젝터폰 대중화의 물꼬 틀까?
삼성전자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월드모바일콩그레스 2012(이하 MWC 2012)에서 초슬림 프로젝터 스마트폰 갤럭시빔(GT-I8530)을 공개했다. 갤럭시빔은 초소형 피코프로젝터를 내장해 벽이나 천장처럼 평평한 표면에 사진, 비디오, 프리젠테이션 등을 영사할 수 있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다.
사실 프로젝터 기능을 겸한 휴대폰은 이전에도 있었다. 삼성전자가 2009년에 세계최초로 프로젝터 피처폰 ‘햅틱빔’을 선보였으며, 2010년에는 후속기종인 ‘아몰레드빔’을, 2011년에는 프로젝터 스마트폰 ‘헤일로(i8520)’를 차례로 내놓았다. 이번 갤럭시빔이 삼성전자의 4번째 프로젝터폰이자 2번째 프로젝터 스마트폰인 셈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프로젝터폰은 프리젠테이션이 잦은 직장인이나 대학생들에게 유용한 제품”이라며, “프로젝터와 휴대폰의 컨버전스 제품으로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자신한 바 있다.
하지만 이들 프로젝터폰의 판매량은 저조했다. 심지어 헤일로는 국내에 출시되지도 않았다. 가격이나 프로젝터 성능 등 다양한 요인이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휴대성이 가장 큰 문제였다. 햅틱빔의 두께는 17.25mm, 아몰레드빔의 두께는 15.7mm, 헤일로의 두께는 14.9mm로, 후속기종으로 갈수록 점차 얇아지긴 했어도 평범한 휴대폰에 비해서는 여전히 두꺼웠다. 프로젝터폰을 프로젝터로 사용할 때보다 휴대폰으로 사용하는 시간이 훨씬 더 많은 것을 감안해보면 저조한 판매량을 납득할만 하다.
삼성전자도 이 점을 중점적으로 보완해 갤럭시빔을 개발했다. 갤럭시빔의 두께는 12.5mm에 불과하다. ‘갤럭시S2’의 8.9mm에는 못 미치지만 셔츠 앞주머니에 넣어도 부담되지 않을 정도로 얇은 수준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빔은 세계에서 가장 얇은 프로젝터폰”이라며, “그동안 프로젝터폰 대중화에 걸림돌로 여겨진 휴대성을 혁신적으로 개선했다”고 자신했다.
일반 휴대용 프로젝터보다 다소 부족하다고 평가받았던 밝기도 개선됐다. 갤럭시빔의 밝기는 15루멘(lumen)으로, 9루멘에 그쳤던 전작들보다 대폭 향상됐다. 현장에서 직접 제품시연을 해본 북미IT전문지 매셔블(Mashable)은 “완전히 어두운 방에서 영사했더니 영상이 매우 밝고 선명했다”며, “작은 스크린은 물론이고 8~9평방피트의 천장에서도 문제없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나 해상도는 오히려 퇴보했다. 아몰레드빔과 헤일로의 해상도는 800X480이었지만 갤럭시빔의 해상도는 640X360이다. 최대 50인치 화면을 영사한다. 기타 사양도 다소 평범하다. 1GHz 듀얼코어 프로세서, 500만 화소 카메라, 8GB 내장메모리를 탑재했으며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2.3버전(진저브레드)을 지원한다. ‘갤럭시S2’보다 아쉬운 사양이다. 두께와 가격 경쟁력을 위해서 불가피하게 내린 선택으로 보인다.
프로젝터폰의 아킬레스건인 배터리 용량은 2000mAh로 조금 늘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최대 3시간까지 연속으로 영사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외부에서 장기간 영상을 보려면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충전케이블을 휴대하는 것이 좋다. 또한 갤럭시빔 자체 스피커로는 음량이 부족할 수 있으므로 외장 스피커를 별도로 구매해야 한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다양한 종류의 독(dock) 및 액세서리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삼성전자는 인터넷을 통해 MWC 2012 행사를 생중계했다. 이 영상은 동아닷컴(http://www.donga.com/event/mwc2012/samsung.html)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글 / IT동아 서동민(cromdandy@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