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사칭 “600만원 보내라” 송금 후 전화기 보니 딴 사람 경찰 ‘스마트폰 피싱’ 수사
가입자 4200만 명(12일 기준)을 넘어선 스마트폰 무료 메신저 앱인 ‘카카오톡’의 보안이 ‘메신저 피싱’에 뚫렸다. 지금까지 카카오톡은 암호화 방식으로 운영돼 보안성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21일 경찰과 인터넷 보안업계에 따르면 서울 동작경찰서는 자영업을 하는 장모(52)씨가 “카카오톡 피싱을 당했다”고 신고해옴에 따라 수사에 착수했다.
피해자 장씨는 지난 3일 중국으로 출장 간 친구 주모씨로부터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았다. 평소 카톡으로 대화를 하던 친구의 이름과 사진 모두 그대로였다. 주씨는 장씨에게 “생각나는 사람이 너뿐이라 급히 연락한다”며 “아내한테 비자금을 들킨 것 같다. 아내한테 통장에 돈이 있는 것만 확인시키고 돌려줄 테니 돈을 보내달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평소에 돈 거래를 하던 사이였고, 친구 이름으로 온 메시지라 장씨는 다른 사람일 거라 의심하지 못한 채 ‘비자금 계좌’라며 알려준 곳으로 600만원을 보냈다. 장씨는 “두 시간 후 휴대전화를 보니 대화를 나눈 친구의 이름과 사진이 다른 사람으로 바뀌어 있었다”며 “다시 누구냐고 물어도 대답이 없기에 경찰에 신고했으나 송금한 지 10분 만에 현금으로 인출해 달아난 뒤였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PC를 기반으로 한 메신저 피싱 외에 스마트폰 버전만 있는 ‘카카오톡 피싱’ 사례가 접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황보성 한국인터넷진흥원 개인정보침해사고점검팀장은 “최근 급속도로 발전한 해킹기술 때문에 모바일 메신저를 통한 원격 피싱이 가능해질 수 있다”며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경우 악성코드 검사를 꼭 하고 백신을 다운로드받는 등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지상 기자 <ground@joongang.co.kr></ground@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