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는 크게 3세대로 나눌 수 있다. 1세대 갤럭시S, 2세대 갤럭시S2, 앞으로 출시될 3세대 갤럭시S3. 2.5세대라고 부를만한 갤럭시 노트 등이 있지만 큰 줄기에서 벗어나지는 않는다. 이 가운데 1세대 제품인 갤럭시S는 2010년 6월에 발매된 후 국내 300만, 전 세계 2,000만 대 이상 판매돼 당대의 히트상품이자, 구글에서 인정한 안드로이드보급의 1등 공신이 됐다.
그러나 갤럭시S는 발매 당시부터 각종 잡음에 시달려야 했다. 급히 출시하기 위해 아직 미완성인 AM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는 지적, 내부설계에 문제가 있어 표시된 스펙보다 실제 성능이 뒤떨어진다는 지적,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최적화하지 못해 애플리케이션을 추가하면 제품의 움직임이 둔해진다는 지적 등을 사용자에게 받았다.
게다가 당시에는 삼성전자에 대한 사용자들의 불만이 팽배했다. 앞서 출시한 스마트폰 옴니아 시리즈의 사례를 예로 들어가며, 결국 갤럭시S도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제공받지 못하고 버림받을 것이라는 일부 의견도 나왔다. 당시 실제로 많은 사용자들이 갤럭시S의 업데이트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갤럭시S가 2.1 버전에서 2.2 버전으로 업데이트되면서 발생했던 초기화 현상 때문에 이슈가 되기도 했다.
많은 문제점을 지적받은 갤럭시S지만,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되면서 문제점의 상당수가 해결됐다. 또, 삼성전자는 2.3 버전 업데이트를 경쟁사보다 빨리 제공함으로써 그동안 쌓여있던 사용자들의 불신을 해소하고자 했다. 실제로 많은 사용자들이 2.3 버전 업데이트에 만족했다.
그러나 이후 삼성전자는 많은 사용자들이 기대하던 4.0 버전 업데이트를 갤럭시S에는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쟁사보다 업데이트를 곧잘 제공했던 만큼, 사용자들의 실망감은 더 클 수밖에 없다. 물론, 사용자들도 제품 스펙의 한계 때문에 더 이상 업데이트를 제공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머리로는 이해해도 가슴으로는 납득할 수 없는 일이 있는 법이다.
결국 삼성전자가 내놓은 차선책은 4.0 버전의 기능을 일부 이식하는 것이었다. 3월 29일, 삼성전자는 자사의 업데이트 프로그램 키스(KIES)를 통해 갤럭시S(U, K 포함)의 업데이트를 실시했다. 이번 업데이트로 사용자는 얼굴인식 잠금해제 등 4.0 버전의 기능 일부를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삼성전자의 자체 UI(User Interface)터치위즈도 최신버전으로 같이 업데이트돼 갤럭시S2와 내부 구조가 비슷하게 변했으며, 움직임도 한층 부드럽게 변경됐다.
자잘한 버그패치는 있을 수도 있겠지만, 이번 업데이트 이후 갤럭시S에 더 이상 주요 업데이트는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갤럭시S의 시대가 사실상 저물고 있다.
삼성전자로서는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자사가 보여줄 수 있는 성의를 모두 보여준 듯하다. 그러나 이것이 합당한 것인지 판단은 사용자의 몫이다. 사용자들은 거창한 기능을 바라지 않는다. 단지 갤럭시S에 보여준 성의만큼, 다른 제품에도 지속적으로 성의를 보여주길 원한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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