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해당 제품의 가장 큰 기능/외형적 특징을 중심으로 풀어나가는 리뷰
너무나 많이 보급되어 익숙해진 이유로 신제품이 나오더라도 시큰둥한 물건이 몇 가지 있다. PC 주변기기 중에 예를 들어본다면 마우스 같은 경우가 대표적이다. 아무리 성능이 향상된 마우스가 나왔다 하더라도 결국 손에 잡고 커서를 움직이며 클릭하며 쓴다는 기본적인 역할은 변함이 없기 때문에 지금 쓰는 마우스가 고장 나지 않는다면 새 마우스를 추가로 구매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그런데 이런 상황이 마우스 제조사들에게는 그다지 달갑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보다 감도를 높이고 디자인을 향상시킨 새로운 마우스를 끊임 없이 내놓아 소비자들을 유혹한다. 이를테면 게임에 특화된 마우스, 캐릭터 그림이 그려진 마우스 같은 경우가 대표적이다. 그런데 마우스 제조사가 워낙 많다 보니 이런 제품들 조차도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를 만큼 흔해졌다. 뭔가 새로운 접근방법이 필요하다.
이번에 소개할 ‘큐브(Cube)’ 마우스는 이런 마우스 시장에 대해 로지텍이 제시하는 새로운 방법론 중 하나다. 크기를 최소화해 휴대성을 극한까지 높였으며, 단순히 마우스 커서를 조작하는 데 그치지 않고 프리젠테이션을 좀 더 수월하게 할 수 있는 부가 기능까지 더했다. 기존의 마우스와 사뭇 다른 새로운 마우스, 로지텍 큐브에 대해 살펴보자.
로지텍 큐브의 제품 상자는 이름과 어울리게 정육면체 모양이다. 물론, 제품 자체는 정육면체가 아닌 직육면체 모양이다. 그래도 딱딱 각이 져있어서 제품 이름이 크게 어색하지 않다. 전반적인 형태나 색상이 매우 감각적이라 누가 봐도 시각적인 거부감은 느끼지 않을 것이다. 아무리 봐도 마우스 같지 않은 모양이지만, 하단에 레이저 센서가 달려있어 이것이 마우스라는 것을 간신히 인식할 수 있었다.
디자인 자체도 볼만하지만 이보다 더 주목할만한 점은 크기다. 불과 손가락 두 개 정도에 불과하다. 학생들이 흔히 쓰는 고무 지우개 정도의 크기인데, 이 정도면 휴대성 측면에선 도저히 불만을 가질 수 없을 정도다. 제품 패키지에 휴대용 전용 파우치를 제공하는데, 여기에 끼운 크기나 모습은 정말 고무 지우개를 연상시킨다.
큐브는 크기가 작아서 일반 건전지를 넣을만한 공간이 없다. 대신 본체 안에 내장형 리튬 폴리머 충전지를 갖추고 있다. 이는 USB 케이블을 통해 충전하며, 몇 분 정도 사용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전원 절약모드로 들어가 배터리 소모를 줄인다. 사용하지 않을 때는 아예 전원 스위치를 꺼둘 수도 있다. 배터리의 정확한 사용 시간은 측정해 보지 않았지만, 완전히 충전한 후에 일주일 정도 재충전 없이 사용했지만 여전히 작동이 가능한 것을 확인했다.
큐브는 본체와 함께 동봉된 무선 동글(수신기)을 PC측의 USB 포트에 꽂아 사용한다. 10미터 가량 떨어진 거리에서도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으며, 제조사의 발표에 따르면 최대 25미터까지 커버가 가능하다고 한다. 참고로 이 동글은 다른 로지텍 제품과도 호환되는 ‘유니파잉(Unifying)’ 동글이며, 최대 6개까지 연결할 수 있다. 무선 마우스와 무선 키보드 등을 함께 사용할 경우 각각의 동글을 꽂을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큐브는 크기뿐 아니라 조작 법도 여느 마우스와 다소 다르다. 일반적인 마우스의 좌클릭을 하려면 큐브의 상단을, 우클릭을 하려면 하단 부분을 누르며, 그 사이의 공간을 손가락 끝으로 문지르면 휠을 돌리듯 문서를 스크롤 할 수 있다.
큐브의 또 다른 특징이라면 프리젠테이션에서 페이지를 넘기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파워포인트’와 같은 프리젠테이션 소프트웨어를 연 상태에서 마우스를 들어 위쪽을 누르면 다음 슬라이드로, 이 상태에서 마우스를 뒤집어 버튼을 누르면 이전 페이지로 이동한다. 어찌 보면 단순한 기능이지만 프리젠테이션이 잦은 비즈니스맨에게는 생각 이상으로 유용하게 쓰일 듯 하다.
로지텍 큐브는 일단 ‘마우스’ 이간 하지만 다른 마우스와 개념이 크게 다르다. 솔직히 말해 마우스 용도로만 쓰기엔 크기가 너무 작아서 다소 불편한 면도 있다. 하지만 휴대성 면에서는 다른 어떤 마우스보다 월등히 우월한 것이 사실이고, 독특한 디자인 역시 눈길을 학 잡아 끈다. 여기에 원활한 프리젠테이션을 도와주는 슬라이드 넘기기 기능까지 있으니 이동이 잦은 비즈니스맨에게는 참으로 반가운 제품이다. 포화상태에 이른 마우스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만한 이런 참신한 제품이 앞으로도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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