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대표적 전자업체의 PC 매장에서 소프트웨어(SW) 불법복제가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4월 26일, '사무용소프트웨어연합(이하 BSA, www.bsa.org/korea)'은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SW 불법복제 조사 전문업체를 통해 현장 조사를 실시한 결과, 삼성디지털플라자와 LG베스트샵, 하이마트, 전자랜드 등 대형 가전 유통 매장 전반에 걸쳐 SW 불법복제가 만연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BSA에 따르면 삼성전자, LG전자 직영 판매점에서 판매되는 PC에 불법복제 SW가 설치되고 있다는 사실이 공식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조사는 서울, 경기지역 및 5대 광역시(부산, 대전, 대구, 광주, 울산) 내 대형 가전유통업체 95개를 선정해 PC 판매 과정에서 불법복제 SW 제공 실태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 95개 매장 중 53개 매장에서 한글과컴퓨터의 '아래아 한글', 마이크로소프트의 'MS 오피스', 어도비의 '포토샵'을 불법으로 설치해 판매 중이었다. 조사 결과, 시장 점유율이 높은 삼성, LG 제품은 물론 소니, HP, 레노버 등 타사 제품 판매 시에도 무차별적인 SW 불법복제가 행해지고 있어 유통업체는 물론, 제조사들도 불법 SW설치를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 결과 53개 제품에 불법 설치된 SW는 모두 107개에 달했으며, 제품별로는 아래아 한글(52개), MS 오피스(37개), 윈도우(12개), 포토샵(7개)의 순이었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직영판매점인 삼성디지털플라자와 LG 베스트샵에서도 매장 3곳 중 2곳 꼴로 PC 판매 과정에서 불법복제 SW를 제공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 대상지역의 삼성디지털플라자와 LG베스트샵 각 16곳을 조사한 결과, 두 브랜드 모두 11곳에서 불법 SW를 설치 판매하고 있었다. 불법 SW 설치, 판매를 하지 않는 곳은 각각 5곳에 불과했다.
가전 유통 전문업체 가운데 매장수가 가장 많은 하이마트도 SW 불법복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 대상지역 16곳 중 12곳에서 불법 SW를 설치 판매하고 있었다. 이 밖에 테크노마트(5곳 중 4곳), 롯데백화점(3곳 중 3곳) 등에서도 PC를 판매하면서 불법 SW를 제공하는 것이 확인됐다. 전자랜드의 경우 조사 매장 18곳 가운데 7곳에서 불법 SW 제공이 이뤄졌지만, 상대적으로 불법 SW 설치를 거절한 곳도 11곳에 달했다.
SW가 전혀 설치되어 있지 않은, 이른바 '조립PC' 판매 루트인 용산 전자상가에서는 OS를 포함한 불법 SW 판매가 확인되었지만, 설치 요청을 거절한 곳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특히 용산관광터미널상가와 원효전자상가는 조사 대상 매장 모두 불법SW 설치 판매를 모두 거절했다. 현대백화점도 조사대상 5곳 중 4곳에서 불법 SW 설치를 거절해, 상대적으로 관리가 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경기, 대구, 부산, 울산 지역이 불법 SW 설치 및 판매 비율이 높고, 서울, 광주, 대전은 상대 적으로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도표 참조). 특히 경기 지역은 11곳 매장 조사에서 11곳 모두 불법 SW 설치 판매가 이뤄지고 있었다.
타룬 서니(Tarun Sawney) BSA 아태지역 단속 부문 총괄 이사는 "글로벌 기업을 표방하는 삼성, LG의 직영 매장과 대형 유통망인 하이마트에서 불법 SW 설치 및 판매가 공공연히 벌어지고 있다는 것은 매우 충격적"이라며 "이번 조사로 드러난 저작권 침해 양상의 광범위함과 심각함에 큰 우려를 표하며 피해를 입은 저작권사들 입장에서 대응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