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의 전반적인 성격을 좌우하는 기본적인 사양은 바로 화면의 크기다. 대개 13인치 급 이하의 제품은 휴대용으로, 15인치 급 이상의 제품은 거치용(데스크탑 대용)으로 쓰기에 적합하다. 13인치 급 이하의 제품들은 무게가 1.5Kg 이하인 경우가 많으며, 15인치 급 이상의 제품들은 2Kg을 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물론 예외가 없지 않으니 구매를 추천하기 전에 제조사에서 제공하는 제품 제원을 잘 살펴보는 것은 기본이다.
다만, 요즘은 기존에 이미 데스크탑을 갖춘 상태에서 이를 보조할 목적으로 노트북을 사는 경우가 많으니 15인치 급 이상의 제품은 추천하기가 조심스럽다. 따라서 이런 상황에선 13인치 급 이하의 제품을 추천하는 것이 좋은 반응을 얻는 경우가 많다. 만약 그 새내기 여대생이 휴대용으로도, 거치용으로도 함께 쓸 수 있는 이른바 ‘만능 노트북’을 원한다고 한다면 그 중간에 있는 14인치 급 제품을 추천해 주도록 하자. 14인치 급 노트북은 조금 애매한 것이 아니냐고 물을 수 있겠으나, 실제로 노트북 시장을 살펴보면 의외로 14인치 급 제품을 주력으로 판매하는 브랜드가 상당히 많고, 선택의 폭도 넓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역시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은 거의 비슷한 법이다.
노트북을 비롯한 PC의 작업 처리 능력은 CPU(중앙처치장치)와 램(주기억장치), 하드디스크(보조기억장치), 그리고 GPU(그래픽처리장치)와 같은 핵심 부품들에 의해 정해진다. 이들 부품들이 전부 고사양이라면 당연히 어떤 작업이라도 빠르게 처리할 수 있겠지만, 그래서야 가격이 크게 뛸 것이고 덤으로 배터리 소모도 심해져서 휴대용으로 활용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 최저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율을 얻고자 한다면 사용자의 이용패턴을 분석해 그에 맞는 부분에 투자를 해야 할 것이다.
만약 새내기 여대생이 인터넷이나 문서작성과 같은 일상적인 용도로만 노트북을 쓰고자 한다면 하드디스크 대신 SSD(반도체 기반의 보조기억장치)를 탑재한 노트북을 추천해 주는 것이 좋다. 물론 CPU나 램도 PC 전반의 처리 속도에 영향을 미치지만, 고속 SSD를 탑재하는 것이 체감적인 처리 속도는 훨씬 빠르기 때문이다. 특히 인터넷이나 문서작성은 고사양의 CPU나 램을 그다지 필요로 하지 않으므로 다른 사양을 약간 낮추더라도 SSD 만큼은 양보하지 않도록 하자.
반면,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레이터’ 같은 이미지 편집 프로그램을 이용한 작업을 주로 할 목적으로 노트북을 구매하는 새내기 여대생이라면 CPU와 램의 사양이 높은 제품을 구매할 것을 추천하자. 최근 출시되는 CPU는 내장된 코어(CPU의 핵심 처리 회로)의 수에 따라 등급이 나뉘는 경우가 많은데, 2개의 코어를 갖춘 ‘듀얼코어’ CPU는 이미 대중화되었고, 그 이상의 성능을 원하는 사용자를 위한 ‘쿼드코어’ CPU도 시장에 나와있으니 이를 추천해보자. 그리고 이 경우에는 램 역시 8GB 이상의 넉넉한 용량을 갖춘 제품이 적절하다. 참고로 CPU와 달리 램은 비교적 자유롭게 확장이 가능하므로 저용량 램을 갖춘 노트북을 사서 나중에 램을 추가해 사용하도록 하는 것도 하나의 팁이다.
마지막으로, ‘디아블로3’와 같은 최신 게임을 원활하게 즐기고 싶다는 새내기 여대생이 있다면 다른 그 어떤 부분보다 GPU에 신경을 써줘야 한다. CPU나 램, SSD 등의 사양이 아무리 좋아도 GPU의 성능이 낮다면 게임 구동 능력은 현저히 낮아진다. 게임 성능이 중요하다면 인텔의 ‘HD 그래픽스’나 ‘GMA’ 시리즈와 같은 저전력 GPU 보다는 엔비디아의 ‘지포스’나 AMD의 ‘라데온’과 같은 고성능 GPU를 갖춘 노트북을 추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만 같은 지포스나 라데온 시리즈라도 모델번호에 따라 그래픽 성능이 달라지곤 하므로 주의하자. 특히 지포스나 라데온 시리즈는 모델번호에서 앞에서 두 번째 자리 수의 숫자가 성능 등급을 의미한다(무조건 전체 숫자가 크다고 좋은 GPU가 아니다). 예를 들어 ‘라데온 HD6200’ 보다는 ‘라데온 HD5600’이 더 고성능이다.
위와 같은 과정을 거쳐 새내기 여대생이 적절한 노트북을 구매한 후에도 아는 오빠의 역할은 끝이 아니다. 노트북을 비롯한 PC는 하드웨어적인 성능도 중요하지만, 구매 이후에 어떻게 소프트웨어적인 관리를 해 주느냐에 따라 체감 성능이 큰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는 오빠는 새내기 여대생이 처음 사용을 시작하기 전에 몇 가지 조언을 해 주는 것을 잊지 말자.
특히 각종 바이러스나 악성코드의 침입을 막는 백신 등의 보안 소프트웨어가 제대로 설치되었는지를 확인하도록 해야 할 것이며, 각종 윈도우 보안 패치 역시 자동으로 업데이트 되도록 설정되었는지 역시 중요한 체크 사항이다. 또한, 주기적으로 제어판의 ‘프로그램 설치/제거’ 메뉴를 확인하여 툴바와 같이 PC의 전반적인 구동 성능을 크게 저하시키는 소프트웨어가 2개, 3개씩 설치된 것은 아닌지 확인해 불필요한 항목은 삭제하도록 조언하는 것 역시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새내기 여대생’의 자세 역시 중요하다. 노트북 구매를 생각했다면 너무 ‘아는 오빠’에게만 의존하지 말고 스스로 최대한의 정보를 찾아보며 자신의 용도와 예산 등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과정을 거쳐야 아는 오빠 역시 적절한 구매 가이드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구매한 제품이 다소 맘에 들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불만이나 서운함을 표현하는 것은 최대한 자제하도록 하고, 제품의 사용방법이나 특성을 파악하는데 최선을 다하도록 하자. 그리고 문제점이나 의문점은 되도록 스스로 해결하거나 제조사의 A/S를 이용하도록 하자. 단지 구매에 조언을 해 줬다는 죄(?)로 평생 무료 A/S 기사가 되어버린 아는 오빠가 상당히 많기 때문이다.
참고로 위 기사의 내용은 노트북을 중심으로 다루었지만 데스크탑 PC와 같은 다른 컴퓨터 제품에도 거의 비슷하게 적용할 수 있음을 기억하자. 다음 기사에서는 주변 사람들에게 스마트폰 구매에 대한 문의를 받을 때의 팁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