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입학한 ‘새내기 여대생’인데요~ 이번에 노트북 살 건데 ‘아는 오빠’가 컴퓨터 박사에요. 전 아무것도 모르니 이 오빠한테 뭘 살지 물어보려고요. 데헷!”
IT관련 매체에 근무하는 한 사람으로서, 세상에는 위와 같은 두 가지 타입의 사람, 즉 ‘새내기 여대생’과 ‘아는 오빠’만 존재하는 것처럼 보인다. 위에서 말한 새내기 여대생이란 IT 기기에 대한 정보와 사용 경험이 적은 사람을 상징하며, 아는 오빠란 반대로 이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많은 사람을 상징한다.
물론, IT 관련 지식이 많은 새내기 여대생, 혹은 IT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아는 오빠들 역시 세상에 다수 존재하며, 위에서 말한 새내기 여대생의 자리에 ‘부모님’ 이라던가 ‘친척 어르신’, 그리고 아는 오빠 대신 ‘컴퓨터 공학과에 다니는 선배’라던가 ‘IT관련 기업에 다니는 지인’을 대입해도 문제는 없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이 사회는 ‘상대적’으로 IT에 대한 지식이 많은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으로 나뉘며, 전자는 후자의 IT 기기 선택을 도와주는 역할을 할 때가 많다는 것이다.
IT동아를 비롯한 관련 매체들은 주로 위에서 언급한 ‘새내기 여대생들’을 위한 구매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IT동아 편집부에 직접 전화를 걸거나 메일을 보내 어떤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을 구매하면 좋을 것인지 문의하는 독자들이 상당히 많다. 하지만, IT동아의 시간과 인력은 한정되어 있으며, 이 때문에 모든 독자들에게 만족할만한 응대를 해주지 못하는 경우도 많아 안타깝다.
따라서 IT동아에서는 새내기 여대생들뿐 아니라 ‘아는 오빠’들을 위한 가이드라인도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 이에 관련한 기사를 작성하고자 한다. 이 기사를 읽고 더욱 많은 아는 오빠들이 세상에 뿌리내려 만족할만한 가이드를 새내기 여대생들에게 제공하게 되었으면 한다. 첫 번째는 ‘노트북’편이다.
어떤 물건을 구매하건, 돈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몇몇 새내기 여대생들은 성능도 좋고, 디자인도 멋지며, 휴대성도 높은데다 A/S까지 확실한 유명 브랜드의 저렴한 제품을 추천해 달라고 한다. 그런데, 사실 세상에 그런 노트북은 없다. 물론 예산이 200 ~ 300만원 이상 확보되어 있다면 이야기가 다르겠지만, 새내기 여대생으로 상징되는 IT 초보자들의 기기 활용능력을 생각해 본다면 그 정도까지 비싼 노트북은 효용성이 그다지 높다고 할 수 없다. 무엇보다도 이는 새내기 여대생의 경제 사정을 전혀 배려 하지 않은 무책임한 태도이기도 하다.
따라서 위에서 언급한 여러 조건 중 2가지 정도를 포기하고 100만원 대 초~중반의 노트북을 추천해 주도록 하자. 이정도 가격대의 노트북이라면 ‘완벽’ 까지는 아니더라도 전반적으로 양호한 성능을 발휘하며, 제품에 다소 맘에 안 드는 구석이 있더라도 싼 맛(?)에 참고 써줄 것이다. 물론 이보다 저렴한 노트북도 없지 않지만 이런 제품들은 ‘넷북’과 같이 기본적인 성능이 극히 낮은 것들이 대부분이다. 아는 오빠 입장에서는 이런 제품도 나름의 활용법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그건 당신만의 착각이다.
노트북 활용 능력이 높은 아는 오빠라면 사소한 고장 정도는 스스로 고칠 수 있고, 생소한 기능 역시 사용 설명서를 정독하거나 관련 사이트를 검색해서 활용법을 알아내겠지만 새내기 여대생들에게 이것은 다소 무리다. 따라서 이들에게는 반드시 전국 A/S 망과 출장 수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 대기업의 제품을 추천해 주도록 하자.
만약 아는 오빠가 평소에 선호하던 대로 최저한의 가격으로 최대한의 성능을 발휘하는 중소기업 제품, 혹은 국내 제품에는 없는 신기한 기능이 많은 외국 브랜드의 노트북을 추천했다가는 나중에 본의 아니게 그 새내기 여대생의 원망을 들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IT 지식이 많지 않은 사용자들은 제품 사용 중 오류가 발생(제품 이상인지 혹은 사용자 실수인지 관계 없이) 하면 ‘역시 광고 많이 하는 그걸 사야 했어’ 라는 식의 패턴을 보이곤 하는 것도 염두 해 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