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볕 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어느날 오후
전통 한옥꾸미기가 마쳐진 동촌집 하늘이 아름다웠다.
혹시 기억력이 좋아서 옛 모습을 기억하는 분들은
한결같이 이 동촌집의 변화된 모습을 기뻐해 준다.
영광교회의 한 자매님이 고구마순 꽃바구니를 집 앞에 걸어주셨다.
그런데 동촌에 늑대가 나타났다!
개인지는 모르겠지만 범상치는 않은 개임에는 틀림없었다.
주인도 없는 새에 옆집 할머니가 심어 놓았다는
봉숭아는 더위도 아랑곳없이 꽃이 만발하였던 어느날 오후
집 옆 잔디밭의 하늘이 너무나 예뻐서
나도 몰래 그 잔디밭을 따라 뒷동산으로 향하고 있었다.
멀리서만 보았지 그동안 한 번도 올라보지 못했던 뒷동산
그 입구에는 고추가 주렁주렁 열렸다.
동산에 올라보니 작은 마을이 한 눈에 들어온다.
서쪽 멀리 보이는 불갑산 모습이 더욱 아름답다.
반대편 동쪽 하늘에는 구름 사이로 무지개가 피어 오른다.
이 아름다운 동촌을 어찌 두고 떠날까?
그러나 단호박 하우스대 위의 참새들도 떠나듯
나도 언젠가는 떠나야제
뒷동산을 내려오는 그 대나무 길에 누군가가 나타날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