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폐막된 2012런던올림픽을 TV로 열심히 시청한 이모 씨는 올림픽 후의 허탈함과 동시에 불현듯 한 가지 의문이 생겼다. TV 광고에서 자주 본 3D TV에 대해서다. 얼마 전 HD TV를 구매하면서 3D 입체 방송에 대해 관심을 가졌지만, 현재 3D 콘텐츠가 그다지 많지 않다는 소리에 구매 조건에서 이를 배제했던 터다. 허나 지난 런던올림픽 일부 경기가 3D 입체 영상으로 중계된 것을 감안하니 3D 방송이 이제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닌 듯했다. 더구나 올해 말 아날로그 TV 방송 송출이 종료되면 디지털 TV를 토대로 한 3D 방송 확산이 점차 탄력을 받으리라 예상된다.
하지만 막상 집에서 3D 방송을 보려면 무엇이 필요하고 어떤 작업을 해야 하는지 정확히 모르겠다. 단지 3D TV만 있으면 되는 건지, 3D 방송과 관련해 별도의 가입/신청 절차가 필요한 건지, 3D TV와는 연결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공중파/케이블 방송은 어떻게 구분되는지, 3D TV 외에 3D 방송을 볼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극장에서만 접하던 3D 영상을 우리 집에서 보는 방법, 복잡하거나 어렵지 않을까.
당연히 3D 영상 출력을 지원하는 기기가 필요하다. 3D TV나 PC용 3D 모니터 등이 이에 속한다. 3D 콘텐츠 중에는 PC용 게임도 제법 많으니 게임을 좋아한다면 3D 모니터도 고려할 만하다. 또한 이모 씨처럼 일반 HD TV를 3D TV로 교체하기 곤란한 경우에도 3D 모니터가 유용하다. 최근에는 TV를 완벽하게 대체할 수 있는 27인치급 3D 모니터가 합리적인 가격대로 출시되고 있다. 광시야각 IPS 패널을 적용한 LG전자 27인치 ‘시네마3D TV 모니터(DM2792D, 50만원 대)’가 대표적이다.
일반 HD TV(또는 모니터)와 3D TV(또는 3D 모니터)는 영상 출력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 호환되지 않는다. 즉 3D 영상 출력 기능이 지원되지 않으면 현재로서는 어떤 방법으로든 3D 입체 영상을 출력할 수 없다. 결국 3D 콘텐츠를 즐기려면 3D 출력을 지원하는 TV나 모니터를 마련해야 한다.
한편 3D 영상은 출력 방식에 따라 편광필름 방식과 셔터글래스 방식으로 나뉜다. 각 방식마다 화질과 시청 각도, 사용 편의 등에 장단점이 있어 사용자에 따라 호불호가 갈린다. 참고로 현재 극장에서 보는 3D 영상은 편광필름 방식이다. 어떤 방식이든 3D 방송을 시청하는 데는 아무 문제 없으니 크게 고민할 필요 없다.
3D TV나 3D 모니터라 해서 외형이나 기능이 일반 TV, 모니터와 다른 건 아니다. 다만 리모컨에 3D 영상 출력을 위한 버튼이 한두 개 더 있을 뿐이다. PC용 모니터라면 3D 영상 재생을 위한 특정 재생 소프트웨어를 PC에 설치해야 한다(3D 재생 소프트웨어 일반적으로 3D 모니터와 함께 제공된다).
HD 방송은 TV 안테나 케이블을 HD TV에 연결한 후 채널 탐색 단계를 거쳐 디지털 방송 채널을 선택해 시청할 수 있다. 이에 비해 국내 3D 방송은 아쉽게도 아직까지는 답보 상태다. 3D TV나 3D 모니터가 그다지 대중화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공중파 방송의 경우 정상적인 3D 방송은 사실상 전무한 상태며, 그나마 케이블TV 몇몇 채널이 시험 방송을 송출하고 있다. 참고로 공중파로는 지난 런던올림픽 당시 채널 66번을 통해 일부 3D 중계 방송을 송출하기도 했다.
어쨌든 3D 방송도 HD 방송과 마찬가지로 가입 절차나 비용 부담 없이, 현재 사용 중인 공중파 또는 케이블 안테나에 연결해 시청할 수 있다. 또한 IPTV 서비스도 3D 방송 또는 영화를 부분적으로 제공하고 있으니 추가 비용 없이 3D 영상을 즐길 수 있다.
3D 영상은 기본적으로 좌우 측으로 나뉘어 비슷한 화면이 출력되며(왼쪽 눈, 오른쪽 눈으로만 바라보는 화면), 이를 3D TV나 3D 모니터의 3D 영상 출력 기능(흔히 리모컨에 포함)을 통해 하나의 화면으로 겹쳐 출력할 수 있다. 그 후 3D 안경을 쓰고 화면을 바라보면 3D 입체 영상으로 나타나게 된다. LG전자 3D 제품이 채택한 편광필름 방식은 3D 안경에 배터리를 내장할 필요가 없어, 안경 착용자를 위한 간단한 클립형 3D 안경도 제작할 수 있어 편의성이 높다.
참고로 3D 영상은 기본적으로 비슷한 화면이 좌우로 나뉘는 ‘사이드바이사이드(side by side)’ 형태, 위아래로 나뉘는 ‘톱앤바틀(top and bottle)’ 형태로 구분되는데, 전자가 일반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3D TV나 3D 모니터 등은 대개 두 형태를 모두 지원한다.
현재로서는 3D 방송이 아직 활발하지 않으니 3D 영화나 3D 게임을 즐길 기회가 많을 것이다. 특히 ‘아바타’ 이후 3D 영화(애니메이션 포함)가 지속적으로 개봉되고 있기 때문이다. PC용 게임 역시 ‘스타크래프트2’ 이후 3D 영상을 지원하는 타이틀이 늘어나고 있다.
3D 영화의 경우 3D 영상 및 사운드 데이터를 모두 저장하기 위해 블루레이 미디어를 채택하기 때문에 사용자 역시 이를 재생할 수 있는 블루레이 플레이어가 필요하다. TV에 연결하는 AV용 블루레이 플레이어와 PC용 블루레이 드라이브(CD/DVD 기능 포함) 등이 이에 해당된다. 3D TV와 블루레이 플레이어를 HDMI 케이블로 연결하면 영상과 사운드를 동시에 출력할 수 있다. 3D 모니터라면 본체(그래픽카드)와 HDMI 케이블로 연결하면 된다.
3D 게임이라면 이 역시 블루레이를 지원하는 가정용 게임기가 필요하다. 소니 플레이스테이션3나 MS Xbox(엑스박스)360이 대표적이다. 물론 게임 타이틀도 3D 영상을 지원해야 하며, 게임 내 설정을 통해 3D 영상을 출력한 다음 3D TV 또는 3D 모니터의 3D 영상 전환을 적용한 후 3D 안경으로 보면 된다.
이외에도 스마트TV와 연동할 경우 ‘유튜브’ 등과 같은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를 통해 3D 영상을 즐길 수 있다. 스마트TV는 일반적인 TV의 활용도를 극복하여 인터넷과 연결해 다양한 기능을 활용하도록 하는 멀티미디어 기능이다. 흔히 HD TV나 3D TV에 스마트TV 기능이 내장되거나, 그렇지 않은 일반 HD TV를 위한 스마트TV 셋탑박스도 판매되고 있다(이 역시 HDMI 케이블로 TV와 연결한다).
차세대 영상 산업을 이끌 핵심 기술임은 분명하지만, 이제 시작에 불과하기에 앞으로 갖춰야 할 것이 많다. 가장 먼저 3D 콘텐츠의 부재를 해결할 3D 방송에 대한 기준과 대책이 완비돼야 한다. 그래야 방송사나 영상관련 업체가 그에 따라 3D 콘텐츠를 제작, 송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3D TV나 3D 모니터, 3D 노트북 등 3D 영상기기의 판매량 증가와도 직결된다.
그렇다고 현재의 3D 영상 시장을 굳이 거부할 필요는 없다. 거실에 있는 HD TV를 3D TV로 당장 바꿀 것까지는 없지만, 3D 모니터나 3D 노트북 등을 구매할 가치는 충분히 존재한다. 특히 최근 들어 HD TV를 완벽히 대체할 수 있는 27인치급 3D 모니터가 인기를 끌고 있다. 아무래도 현재로서는 PC용 3D 콘텐츠가 더 다양하기 때문이다. 3D 영상뿐 아니라 일반 HD TV처럼 HD 방송 시청은 물론 각종 AV 기기와의 연결도 가능해 활용도가 높다. 거실 외 다른 방에서 3D HD 영상을 관람하고 싶거나 대형 HD TV를 들여 놓기 어려운 공간이라면 이와 같은 TV형 3D 모니터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