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절 초 |
남 명 숙 자매님 |
저를 아시는지요? 농부의 밭두렁에서 아홉 마디가 자라면 꺾어서 약차로 쓰이고 늦은 가을날 들길에 무리지어 꽃 피면 그저 감동입니다. 집 둘레에 피면 집 전체가 정드는 사랑스러운 꽃. 서리가 내려도 희고 작은 꽃잎을 반듯이 펴고 있는 모양은 슬프도록 장해 보입니다. 구, 절, 초 예쁜 이름 못되어 섭섭하고 들국화라 불리며 향기롭던 잎사귀가 하나 둘 말라진 후 꽃만 덩그러니 남는 모양 꽃향기는 있었던가? 그러나 내 마음속에 잊혀지지 않음은 필 때와 질 때를 알아 허락된 늦은 때에 있는 힘 다하여 꼿꼿이, 그리고 순결하게 밤낮 서 있기 때문입니다. 주께서 나를 그 꽃 되게 하시기까지 하늘 바라보며 긴 여름 견디고 기다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