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미디어 기술의 목표는 원본의 완벽한 저장과 재생이다. 카메라, 녹음기, 텔레비전 등이 이러한 역할을 하는 대표적인 기기다. 이들도 등장 초기에는 품질이 조악한 아날로그 기술에 기반하고 있었으나, 날이 갈수록 원본을 저장하거나 재생하는 과정에 디지털 기술이 더해져 한층 우수한 품질의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디지털 기술의 도입과 더불어, 각 멀티미디어 기기간의 결합도 차츰 가속화되었다. 정지 영상만 찍을 수 있는 카메라가 동영상(움직이는 영상)을 찍을 수 있는 비디오 카메라로 진화를 했고, 여기에 저장 기능 및 음성 채취 기능, 그리고 텔레비전과 같은 외부 기기로 출력해 재생할 수 있는 기능까지 더해진 결과, 손안의 방송국이라고 할 수 있는 ‘캠코더(Camcorder)’가 등장하게 되었다.
캠코더란 용어는 비디오 카메라(video camera)와 비디오 카세트 레코더(video cassette recoder)를 합친 기기라는 의미에서 생겨났다. 카메라(CAMera) + 레코더(reCODER)를 짧게 줄인 이 단어는 1982년에 소니(Sony)와 JVC 등이 가정용 캠코더를 본격으로 출시한 이후, 일본 시장을 시작으로 널리 쓰이기 시작했다.
캠코더의 등장 이전에는 필름을 저장매체로 쓰는 무비 카메라(movie comera)를 사용해 동영상을 찍었다. 하지만 필름은 덩치도 크고 촬영 후에 현상 과정을 거쳐야 하는 등, 불편한 점이 많았다. 그 외에도 촬영 가능 시간이 짧고 필름 가격이 비싼 점도 단점으로 지적되곤 했다. 이런 와중, 1956년부터 필름이 아닌 2인치 너비의 자기 테이프를 이용해 영상을 녹화하는 기술이 등장했다. 자기 테이프를 이용한 촬영기는 비디오 카메라(video camera)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방송국을 중심으로 널리 보급되기 시작했다.
다만, 초기의 비디오 카메라는 촬영기능만 있고 저장 기능은 없었기 때문에 촬영기 외에 녹화기를 따로 준비해야 했다. 또한, 테이프의 크기도 커서 가정용으로 보급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하지만 1975년에 소니(Sony)의 베타맥스(Betamax), 1976년에는 JVC의 VHS(Video Home System)와 같이 가정용 시장을 겨냥한 비디오 카세트 기반 비디오 시스템이 등장하면서 비디오 카메라 역시 휴대성이 크게 향상되기 시작했다. 베타맥스나 VHS에서 사용하는 비디오 카세트는 기존의 테이프에 비해 크기가 작아 휴대와 보관이 쉽고 사용도 간편한 것이 장점이었다.
그리고 1982년, 소니는 베타맥스 규격의 비디오 카세트를 사용하는 방송용 캠코더 시스템인 ‘베타캠(Betacam)’을 출시했으며, 이듬해인 1983년에는 가정용 캠코더인 ‘베타무비(Betamovie)’를 출시한다. 사실 이보다 이전인 1980년에 JVC가 히타치(Hitachi)와 함께 개발한 VHS 기반 비디오 카세트 레코더 일체형 비디오 카메라를 발표했으나 출시는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베타무비가 본격적으로 보급된 세계 최초의 가정용 캠코더로 인정받고 있다. 참고로 베타캠과 베타무비는 같은 규격의 비디오 카세트를 사용하지만 기록하는 방식은 다르다.
다만 가정용 VCR 시장에서 소니의 베타맥스 규격은 JVC의 VHS 규격에 밀리기 시작했고, 1980년대 중반에 들어 베타맥스는 시장에서 거의 자취를 감춰버렸다. 이 때문에 베타무비 캠코더 역시 시장에서 퇴출되었다. 이에 반해, 방송용 규격인 베타캠은 전문가 시장에서 꾸준히 사랑 받으면서 사실상 방송용 캠코더의 세계 표준으로 자리잡게 된다.